경제
"안되면 네 탓"…재개발 곳곳 '고무줄 공사비' 갈등
입력 2014-06-12 07:00  | 수정 2014-06-12 08:47
【 앵커멘트 】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변에 재개발 사업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걷는 곳이 적지않은데요.
공사를 하기로 한 건설업체가 처음과 달리 공사비를 큰 폭으로 올리면서 조합 측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문제는 마땅한 해법도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상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 내 거여 2-2구역입니다.

2009년 4월 재개발 조합이 한 대형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 내년까지 986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5년째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입찰을 할 때는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다가 추후에 슬그머니 올리는 이른바 '고무줄 공사비' 관행 때문입니다.

2009년 10월 거여2-2구역 조합 측이 시공사와 임시계약을 통해 정한 공사비는 3.3㎡당 372만 원.

하지만, 사업시행 인가가 난 지 4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시공사는 조합 측에 일방적으로 공문을 통해 공사비 인상을 알립니다.

▶ 인터뷰 : 최성규 / 거여 2-2지구 조합장
- "설계 변경이 필요하면 갑과 을이 동등한 입장에서 협의해서…조합이 요구하지도 않는데, 일방적으로 설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죠."

3.3㎡ 당 435만 원으로, 전체 공사비를 놓고 보면 애초보다 373억원이나 늘어나는 수치입니다.

건설사는 시공사 선정 이후에 사업조건이 크게 변경됐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반박합니다.

▶ 인터뷰(☎) : 건설업체 관계자
- "임시계약을 할 때 공사비를 올릴 수밖에 없는 기준들이 다 들어 있어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고무줄 공사비'로 갈등을 겪는 사업장은 계속 느는 상황.

하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어 일부 조합들은 아예 시공사 선정을 백지화하는 초강수를 두는 등 갈등만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boomsang@naver.com ]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 윤새양 VJ
영상편집: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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