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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메다’에서 돌아온 ‘낭만고양이’ 체리필터
입력 2014-06-11 12:34 
체리필터(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지구인들아. 우리를 두려워 마라" 록밴드 체리필터(조유진·정우진·연윤근·손스타)가 돌아와 외친 첫 마디다. 4년 만 신곡 '안드로메다'의 노랫말이기도 하다.
'두 눈이 밤이면 별이 된다. 두 번 다신 생선 가게 털지 않고 바다로 떠나겠다. 거미로 그물쳐서 물고기 잡겠다(낭만고양이·2002)'던 그들은 그간 우주를 여행하고 돌아온 모양새다. 몸은 아니어도 최소한 그들의 음악세계는 자유로웠다.
체리필터는 11일 서울 서교동에 있는 롤링홀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앞서 체리필터는 길 잃은 우주 미아들의 유쾌한 블랙코미디를 예고했던 터다.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체리필터'식 음악 화법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흘러나와 기대감을 더했다.
이날 체리필터는 과연 그랬다. 보컬 조유진의 음색은 맑아졌으나 풍부한 성량을 바탕으로 한 공명이 살아있었다. 역동적이고 힘 있는 드럼 사운드와 폭발적인 기타 연주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듣는 이의 심장을 뛰게 했다. SF영화나 애니메이션에 어울릴 법한 스토리 라인과 랩핑 등 과감하고 색다른 시도 역시 청자의 귀를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다.
조유진은 "그간 제가 구사했던 창법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쇳소리를 쓰는 고음이 그의 장기였다면 이번에는 좀 더 부드러우면서 풍부한 감성을 담아냈다. 그럼에도 그는 "오랜 만에 무대에 서니 저질 체력이 됐다"며 "산삼이나 뱀이라도 한 마리 잡아 먹고 싶은 심정"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체리필터(사진=강영국 기자)
'안드로메다'의 노랫말은 민머리 멤버 손스타 덕에 나왔다.
이 노래를 만든 정우진은 "몹시 눈이 오던 지난해 겨울 손스타가 영화 '스타트랙'(극중 등장인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머리는 하얗고 귀만 빨갛게 달아올라 왔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외계인이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시 손스타가 랩을 하면서 만들던 곡이었는데 '지구인들아 우리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자'라는 가사를 넣자고 했다. 손스타가 아주 싫어했다. 절 때리려고까지 했다"면서 "그런데 '이 노래로 쭉 밀어줄게. 네가 주인공이야'라고 하니까 좋아하더라"고 호방하게 웃었다.
조유진 역시 "우리가 SF 시리즈를 다들 좋아한다. 블록버스터 공상과학 뮤직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거들었다.
공백기에 대한 부담은 없다. 손스타는 "한때 록밴드 음악 열기가 주춤했었는데, 요즘 다시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다. 홍대 인근에 기타 든 젊은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목했다. 그는 이어 좋은 시점에 컴백한 것 같다. 젊은 친구들과 함께 밴드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고 말했다.
체리필터의 '안드로메다'는 이날 정오 각 음악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이제 그들의 요청에 응답해야 할 때다. '지구인들아 오늘은 우리랑 놀자(놀자 놀자 우리랑 놀자)/ 여지껏 본 행성중 가장 나의 맘에 들어(내 멋진 우주선 한 번 볼래)/ 지구인들아 오늘은 우리랑 놀자.'

fact@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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