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행가면 학생들 선물부터"…제자 구하고 떠난 선생님
입력 2014-06-10 19:40  | 수정 2014-06-10 20:55
【 앵커멘트 】
세월호 침몰 당시 제자 19명을 구하느라 정작 자신은 저 세상으로 떠난 안산 단원고 유니나 선생님의 발인이 내일 오전 진행됩니다.
장례식 이틀째인 오늘(10일) 고 유니나 선생님의 영정 앞엔 학생들의 손 편지가 소복이 쌓였습니다.
이상은 기자입니다.


【 기자 】
'대학가서 머리도 바꾸고 예쁘게 입고 스승의 날 선생님 꼭 찾아뵙고 싶었는데….

저 진짜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그냥 답답한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에요.'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담임이었던 고 유니나 선생님 빈소, 환하게 웃는 얼굴 양쪽으로 슬픔이 가득 담긴 편지가 쌓였습니다.

빈소가 마련된 어제부터 오늘까지 모두 학생들이 직접 찾아와 놓고 간 편지입니다.

답답한 꿈에서 빨리 깨고 싶다는 내용부터, 선생님의 애교스러운 일본어와 사투리 섞인 말투가 정말 귀여웠다는 내용까지.


저마다 추억이 담겼습니다.

▶ 인터뷰 : 단원고 졸업생
- "평소에 선생님이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셔서…. (학생들이) 매일 걱정했어요. (물에서) 언제 나오시나…. "

두 살 터울인 오빠도 '동생은 여행가거나 장보러 갈 때조차 학생들 생각 뿐이었다'고 회상합니다.

▶ 인터뷰 : 유건우 / 고 유니나 선생님 오빠
- "여행을 가거나 하면 스모선수 가면을 사 와서 아이들을 웃겨주기도 하고…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동생이 맞는데 내 동생은 여기 누워있는 게 아니고 밖에 있을 것 같은…. "

유니나 선생님이 담임을 맡았던 2학년 1반은 사고 당시 19명이 탈출해 10개 반 중 가장 많은 학생이 살아남았습니다.

학생들을 배 밖으로 내보내느라 정작 자신은 부모님께 문자 하나 남기지 못한 고 유니나 선생님.

편지만이 소복이 쌓여 스물여덟 꽃다운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은입니다.

영상취재: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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