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 선원들 첫 재판서 피해자 가족들 울분 토해
입력 2014-06-10 18:00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승무원 15명을 재판장에서 첫 대면하면서 이들에 대한 원망을 쏟아냈다.
10일 오후 1시 30분께 안산합동분향소에서 관광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출발한 피해자 가족들이 세월호 재판이 열리는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이들은 광주지법 정문에서 '네놈들이 사람이냐. 짐승만도 못한…'이라는 승무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걸어서 재판장에 진입했다.
일부 가족들은 방청권을 확보하지 못해 추가 방청석을 요구했고, 일부는 피고인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법정에 가지고 입장하려 해 법정 경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피고인들을 원망하고 비판하고 고성을 지르며 비판하는 피해자 가족들이 많은 가운데 재판부가 우여곡절 끝에 입장했다.
재판장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가족 심정 이해하나 욕을 하거나 하면 재판이 진행될 수 없다"며 "피고인 들어오면 큰 소리로 분노를 표출하는 행위를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일부 가족들은 "그렇게는 못하겠다"며 "어떻게 감정 억누르나? 거짓 얘기하면 소리지를 수도 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재판장은 "재판 시간이 앞으로 6개월밖에 없다"며 "몇 십명의 증인 나오는 상황에서 재판 중단되면, 6개월 다 소요되면 피고인 다 풀어줘야 한다"고 거듭 피해자 가족의 협조를 부탁했다.
이윽고 피고인들이 입장하자 피해자 가족들은 "이 살인자야. 밥은 잘 들어가느냐"고 고성을 지르며 재판부에게는 "얼굴을 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장은 "저도 고등학생 아이들을 키운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조금만 자제해달라"고 진정시켰다.
피해자 의견 대표 진술에 나선 김병권 유가족 대표는 "피고인들이 탈출하라는 방송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도망가는 순간에 안내만 한 번 했다면 우리 아이들이, 대부분 승객이 살 수 있었다"며 울먹였다.
그는 "피고인들은 승객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생각한 것이 분명하다. 철저한 진실 규명과 엄정한 처벌을 원한다"며 피고인들에게는 "당신 자식 죽었다고 생각하고 진실을 말해달라"고 했다.
여태 시신조차 찾지 못한 단원고 학생 실종자 가족 이모 씨는 "어제까지 바지에서 수색작업을 같이하다가 재판이 있어 광주에 네 분의 가족이 왔다"며 "12명의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가 있음을 재판부가 잘 인지해달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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