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 "약주고 병도 줬다" 성장동력은 언제쯤?

2014년 상반기 주택시장은 정부의 일괄성 없는 대책 발표로 '온탕 냉탕'을 오갔다.
올해 시작은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취득세 영구인하에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 부동산시장의 규제가 잇따라 사라지면서 매매시장 정상화를 위한 기반이 다져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재건축을 필두로 해 일반아파트까지 가격 상승이 확대되면서 2014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0.80% 올랐다.
하지만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자 기존 회복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냉각됐다. 세금부담에 따른 심리적인 불안감은 매수세를 관망세로 돌려세웠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전세시장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찾았다는 점이다.
전세 세입자의 매매전환,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분산됐고 장기간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가격 부담감으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2014년 상반기 전국 전셋값은 2.11%상승해 직전 전기(6.47%)와 비교해 숨 고르에 들어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2014년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0.70%) △경기(0.51%) △인천(0.93%) 모두 플러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반기 매매가격이 모두 상승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은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가 먼저 반응했다. 이후 일반아파트까지 상승세가 확대됐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영구 폐지 추진과 함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압구정 아파트 안전진단통과, 개포주공 사업시행인가 신청 등) 투자 기대감이 높아졌다.
재건축에 이어 일반 아파트도 오름세를 보였다. 전셋값 상승, 저금리 기조로 저가매물을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강남(1.89%) △송파(1.68%) △금천(1.64%) △서초(1.43%) △강북(0.76%) △강동(0.54%) △노원(0.54%) 순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의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강화방침이 발표된 이후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들고 가락시영 등 일부 재건축 단지는 추가분담금, 소송패소 등의 문제가 겹치며 시장은 위축됐다.
한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산된 ▼용산(-1.01%)은 하락폭이 컸다. 매수세가 간간이 있었지만 저가 급매물위주 거래로 가격 하락분위기를 전환시키진 못했다.

서울 재건축-일반 아파트 2014년 월별 매매가격 추이(단위: %) [자료: 부동산114]

경기는 중소형 저가매물 수요와 1기신도시 리모델링 아파트의 기대감으로 상반기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광교 (1.94%) △하남(1.75%) △이천(1.42%) △분당(1.41%) △과천(1.19%) △평촌(0.87%) △광명(0.87%) △수원(0.85%) △안양(0.72%) △용인(0.62%) 순으로 상승했다.
광교신도시는 단기간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중소형 매매전환수요가 가격 상승을 견인했고, 하과 이천은 최근 신규공급이 적은 가운데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분당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인천은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가 3년의 긴 하락장을 벗어났다. 영종도 외국계 카지노 사업진출 허용과 인천 경제자유구역 투자이민제 규제완화 방침 추진 등의 영향으로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됐다. △중구(1.97%) △서구(1.58%) 순으로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대경권 아파트의 상승세가 여전한 가운데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가격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구(3.23%)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충북(1.83%) △경북(1.55%) △충남(1.40%) △광주(1.36%)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대구는 자금부담이 적은 서구지역의 아파트와 공단수요 등이 더해진 달서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충북은 청주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성화2지구, 강서지구 등 개발이 진행된 영향이다.
한편 ▼세종시(-0.16%) ▼전북(-0.16%) ▼전남(-0.13%)은 하락했다. 세종시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 여파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전라도는 2013년 이후 위축된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임대주택과세방안 발표 이후 상승 동력이 떨어진 재고 주택시장이 꿈쩍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임대차시장의 불안심리를 낮추기 위한 규제완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부동산 추가 부양책이 발표된다면 회복의 불씨를 살리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한편, 부동산114 김은선 연구원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과 둔촌주공이 사업시행인가와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어 재건축발 온기가 시장에 지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