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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배우로 거듭난 권율, 이제 이미지 반전을 노린다
입력 2014-06-10 12:02 
사진=이현지 기자
[MBN스타 남우정 기자] ‘천상여자 통해 배우로 다시 태어나는 느낌”

사연 많은 여자와 악행을 일삼는 남자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던 ‘천상여자에서 권율은 극 중 선유(윤소이 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한 숨 돌리고 갈 수 있는 따뜻한 햇살 같은 존재였다. 복수극 중심에 있으면서도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성장하는 지석의 모습은 실제 권율의 모습과도 닮았다.

데뷔 이래 드라마에서 첫 주연은 맡은 권율, 극의 중심을 잡으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천상여자를 모두 마친 권율은 대학입시를 마친 고3같은 느낌이다”라며 홀가분한 소감을 전했다.

◇ ‘천상여자로 효자라는 칭호 얻었다”

‘천상여자는 억울하게 죽은 언니를 위해 수녀가 되려고 했던 한 여자의 복수극으로 그 안에서 권율은 복수을 위해 자신을 이용까지 선유를 감싸 안아주는 재벌3세 지석 역을 맡았다. 2007년 데뷔한 이래 가장 비중이 큰 역할이었기에 그 의미도 남달랐다.

어떤 배우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첫 주연작은 작품이 잘 됐던 안 됐던 연기 인생의 전환점과 시작점이 되었을 것이다. 저에게도 마찬가지다. 배우로서 시작점에 있는 작품이었고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큰 기준은 캐릭터라고 밝혔던 권율은 다 가진 것 같은 재벌 3세지만 불우한 가정환경과 망나니 기질이 다분한 지석이 사랑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스스로 추구하는 연기 패턴과 다른 일일극이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일일극을 하기 전엔 그 영역은 너무 뜨겁다고 생각했다. 전 연기도 감정을 확 표현하는 것이 아닌 차가운 느낌을 좋아했는데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 보니 뜨거움에 흐르는 땀이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슬플 때 펑펑 우는 연기를 스스로 경계했는데 이번에 펑펑 울어보니 감정을 다 쏟아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밸런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늦어진 복수에 예상치 못한 장태정(박정철 분)의 악행 등 황당한 설정도 있었지만 ‘천상여자는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권율, 스스로도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천상여자를 통해 부모님에겐 제대로 효도를 하게 됐다.

이 드라마로 효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일일극이라서 매일 TV에 나오니까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신다. 제가 어떤 영화를 하고 드라마를 해도 큰 관심이 없으셨는데, 어르신들에게 KBS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이슈더라. 부모님께 더 큰 믿음을 드릴 수 있게 됐고 뿌듯함을 느낀다.”

◇ 절친 윤계상, 연기보단 멘탈적으로 도움”

극 중 지석은 선유가 복수를 위해 자신에게 접근한 것을 알고서도 그를 받아들였다. 죄책감으로 이별을 택한 여자에게 눈물을 보이며 붙잡는 절절한 순애보를 보여준 인물이다. 권율도 지석의 선택에 공감을 표했다.

저랑 비교를 했을 때 지석은 너무 착하다. 이렇게 착할 수는 없다. 저도 일부러 접근한 여자라고 해도 상처를 받긴 하겠지만 지석처럼 끌어 안을 것이다. 현재의 마음이 어떤지 확신이 있다면 그 상처를 함께 치유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사랑하게 돼버렸는데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 않나”

상처 많은 여자를 안아줄 만큼 넒은 마음의 소유자인 지석은 극 중에서 선유를 향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표현하는 로맨티스트였다.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 묻자 뜬금없이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 튀어나왔다.

로맨티스트는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편이다. 낯가림이 심하긴 해도 친한 사람들에겐 장난을 많이 치고 서프라이즈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한 번은 (윤)계상이 형이 지방에서 촬영을 할 때 전화로 놀러오라고 하더라. 전화로 ‘내가 왜 가냐? 열심히 해라라고 해놓고 몰래 촬영장에 급습했었다. 처음엔 ‘진짜 왔어?라고 놀라서 좋아하는 게 느껴졌는데 이젠 ‘올 줄 알았다라며 반응이 변했다.”

권율과 윤계상은 전 소속사부터 현재 소속사까지 한솥밥을 먹고 있으며 함께 요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연예계에 친한 배우가 얼마 없다고 한 권율이지만 윤계상에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따로 연기적으로 조언을 해주거나 그러진 않는다. 하지만 이번 ‘천상여자에 들어갈 때도 멘탈적으로, 중심을 잃지 않게 조언은 많이 해준다. 형은 주인공을 많이 해왔고, 전 처음이기 때문에 추연으로서의 자세나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 곱상한 외모와 상반된 이미지 반전 노린다”

2007년에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했을 때만 해도 권율은 본명인 권세인으로 활동을 했다. 선한 인상에 곱상한 권율에겐 훈남 대학생, 주인공의 동생, 회사 실장님 같은 역할만 주어졌고 그는 2012년 현 소속사로 회사를 옮기면서 개명과 함께 연기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 덕분에 뒤늦게 그는 연기자로 제대로 성장하게 됐다.

저도 제 본명인 권세인과 제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임팩트 있고 남자다운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

본인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기 때문에 ‘우와한 녀의 동성애자, ‘피에타의 기타남 같은 쉽지 않은 역을 도맡았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연기로 풀고 싶었고 하고 싶은 역할도 일상적이지 않은 사이코패스다.

이미지 반전을 노리는 서프라이즈한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자신을 기억해주는 것도 기쁘지만 제 배역만 기억하고 절 몰라봤을 때 소름 끼치는 희열을 느꼈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가 저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으면 좋겠다. ‘피에타 속 기타남과 ‘잉투기 속 희준이 같은 사람인 줄 몰랐다고 했을 때 정말 좋았다. 지금은 그것만큼의 칭찬은 없는 것 같다. 실제로도 서프라이즈 장난을 좋아하기도 하고.(웃음)”

오랜 시간 돌아왔지만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권율의 뚝심은 결국 그의 작품에서 빛나고 있다.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연기에 대한 갈증과 진중함을 보여준 권율의 다음 행보는 생각보다 일찍 접할 수 있게 됐다. 이순신 장군의 아들인 이회 역을 맡아 최민식과 부자 연기를 선보일 영화 ‘명량: 회오리바다의 개봉을 오는 7월 앞두고 있다.

해전 장면에 참전을 안 했지만 약 4개월동안 ‘명량 촬영을 했다. 이 영화는 이순신 장군이 바다를 지켜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로 상처 받은 분들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적진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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