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리銀 매각, 2~3개 해외펀드 관심"
입력 2014-06-09 17:30  | 수정 2014-06-09 19:32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내세워 수년 전 말레이시아에서 은행업 진출을 모색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국내 금융당국 반대 등에 부딪히며 현지 은행 설립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금융 허브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지만 한국계 은행은 전혀 없다. 우리은행 사무소가 있지만 영업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진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9일 국외에는 금산 분리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신 위원장은 "국외 영업점은 외국법과 국내법이 충돌할 때 외국법이 우선 적용되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법체계상 암묵적으로 금지돼 왔던 다른 업권 진출도 허용된다. 일부 국내 금융사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허용하는 증권업 진출을 모색했지만 은행 주력이라는 점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금융위는 국내법상 명시되지 않은 업무라도 국외 점포는 현지 법령이 허용하는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하반기 기술을 가진 6000여 개 중소기업에 대해 정책금융공사를 통해 온렌딩 대출(시중은행 대출을 지원하는 형태로 집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 각각 500억원 규모 기술신용평가기관(TCB) 기반 대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 위원장은 잇단 금융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준법감시인을 CEO 직속으로 바꿔서 위상을 높이고 자격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는 가벼운 처벌인 '주의' 정도만 받아도 준법감시인 자격을 상실하게 돼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서는 △경영권 매각 △재무적 투자자 대상 소수 지분 매각 등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시도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영권 매각은 이미 여러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했으며 유효경쟁이 성립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로는 해외 펀드 2~3곳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리은행이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경영권 인수가 아니라 재무적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신 위원장은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에 큰 문제"라며 "LTV와 DTI는 부동산 대책으로 쓰기보다는 은행 건전성을 관리하고 가계부채를 다루는 금융정책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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