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최대도시 카라치의 진나국제공항에서 8일(현지시간) 밤 무장괴한의 테러가 발생, 20여명이 사망했다고 AFP와 AFP통신, 미국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군과 진나국제공항 경비대는 로켓포와 총기 등으로 중무장한 괴한들이 이날 밤 11시20분께 귀빈(VIP) 및 화물 운송에 쓰이는 터미널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군과 경찰, 공항경비대를 동원해 진압작전을 벌인 끝에 무장괴한 10명을 모두 사살했다고 밝혔다.
CNN은 무장괴한 외에 공항경비대원 8명과 파키스탄항공(PIA) 직원 2명, 진압대원 1명이 숨져 총 사망자 수가 21명이라고 보도했다.
파키스탄군 홍보업무 담당기관인 ISPR의 아심 살린 바즈와 소장은 사건 발생 5시간여만인 9일 새벽 4시35분 공식 트위터를 통해 "군경 합동 진압작전을 종료했다"며 "무장괴한 10명을 사살했고 이들이 지닌 무기도 수거했다"고 말했다.
바즈와 소장은 앞서 교전 과정에서 일부 항공기에 불이 붙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건물만 태우고 모두 진화됐으며 항공기 등 핵심 자산은 손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이 트면 최종 수색에 나서 오후까지 공항경비대와 민항국에 다시 관할권을 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8일 밤 10명 가량의 무장괴한들이 철조망을 끊고 공항에 잠입한 뒤 터미널 3개 출입구로 나뉘어 난입, 수류탄을 던지고 경비대원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한 무장괴한은 장갑차 앞에서 자폭해 장갑차 안에 있던 사람들이 심한 부상을 당했다고 카라치시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파키스탄항공 직원인 사르마드 후세인은 "사무실에 있는데 갑자기 큰 폭발음이 난 뒤 총소리가 이어졌다"며 "함께 있던 동료와 창문을 통해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공격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당국은 진압작전에 나서면서 공항 안과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객을 모두 대피시켰으며 공항에 비상령을 내리고 항공기 이착륙 등 운항 관련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진나공항을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은 모두 취소됐고 착륙을 앞두고 있던 항공편은 모두 인근 다른 공항으로 회항했다. 또 파키스탄 내 전체 공항에도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공항을 공격한 무장세력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파키스탄탈레반(TTP)을 유력한 배후로 꼽고 있다.
2007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모인 조직인 TTP는 지난 2월부터 정부와 평화협상을 시작했으나 잇따른 폭력사태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 경제 중심지인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는 2011년 공항 인근의 해군기지가 공격당해 10여명이 사망하는 등 탈레반 테러의 주요 표적이 돼왔다.
한편 이날 밤 파키스탄과 이란 접경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시아파 순례자 등 23명이 사망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파키스탄 내무부 관계자는 이란 내 성지를 방문한 뒤 돌아오던 순례객들이 파키스탄 국경 마을인 타프탄의 한 식당에서 쉬던 중 4명의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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