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최대도시 카라치의 진나국제공항에 8일(현지시간) 밤 무장괴한이 난입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당국이 군과 경찰 병력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으나 아직 대치중이어서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군과 진나국제공항 경비대는 로켓포와 총기 등으로 중무장한 괴한들이 이날 밤 11시20분께 귀빈(VIP) 및 화물 운송에 쓰이는 터미널을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항경비대 대변인 샤우카트 자말은 진압병력이 괴한들을 정비구역으로 몰아가는 등 아직 대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망자 12명 가운데 6명은 무장괴한이며, 일부 진압병력과 파키스탄항공(PIA) 직원 2명, 공항경비대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 인근 병원은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6구가 병원에 옮겨졌다고 확인했다. 파키스탄군 홍보업무 담당기관인 ISPR의 아심 살린 바즈와 소장은 군이 "공항내항공기의 모든 승객을 대피시켰다"며 군이 진압작전을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10여명의 무장괴한들이 철조망을 끊고 공항에 잠입한 뒤 터미널 안에 수류탄을 던지고 경비대원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괴한들은 또 터미널에 있던 외국 국적 화물기 한 대에 불을 질렀으며 총격전 과정에서 또 다른 항공기 세 대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항공 직원인 사르마드 후세인은 "사무실에 있는데 갑자기 큰 폭발음이 난 뒤 총소리가 이어졌다"며 "함께 있던 동료와 창문을 통해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공격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무장괴한들의 공격으로 공항에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항공기 이착륙 등 운항 관련 업무도 전면 중단됐다.
진나공항을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은 모두 취소됐고 착륙을 앞두고 있던 항공편은 모두 인근 다른 공항으로 회항했다. 또 파키스탄 내 전체 공항에도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공항을 공격한 무장세력이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파키스탄탈레반(TTP)을 유력한 배후로 보고 있다. 2007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모인 TTP는 지난 2월부터 정부와 평화협상을 시작했으나 잇따른 폭력사태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파키스탄 경제 중심지인 카라치는 2011년 공항 인근의 해군기지가 공격당해 10여명이 사망하는 등 탈레반 테러의 주요 표적이 돼왔다.
한편 이날 밤 파키스탄과 이란 접경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시아파 순례자 등 23명이 사망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파키스탄 내무부 관계자는 이란 내 성지를 순례한 뒤 돌아오던 순례객들이 파키스탄 국경 마을인 타프탄의 한 식당에서 쉬던 중 4명의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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