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 돈 쌓인다` 10대 재벌 유동자산 250조 넘어서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투자 조기집행 및 고용 확대를 주문하면서 재벌그룹들이 곳간을 풀지 주목된다.
9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재벌 총수가 있는 자산 규모 10대 재벌그룹 12월 결산법인의 81개 제조업 상장사 유동자산은 250조7667억원으로 250조원 선을 넘어섰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11년 말 219조1899억원에서 2012년 말 228조3656억원에 이어 지난해 말 250조원 선으로 급증했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을 뜻한다. 현금, 예금, 일시 소유의 유가증권, 상품, 제품, 원재료, 저장품, 전도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룹별로 삼성,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롯데, 한진 등 5곳은 유동자산이 증가했지만 LG, SK, GS, 두산, 한화 등 5곳은 줄어 대조를 이뤘다.
삼성그룹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90조7004억원으로 2년 전보다 35.2% 증가했다. 특히 주력 상장사인 삼성전자의 유동자산은 2011년 말 39조4963억원에서 지난해 말 60조6037억원으로 53.4%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유동자산이 59조4852억원으로 2년 전보다 17.0% 뛰었고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그룹은 17조7884억원으로 19.7% 증가했다.
또 롯데그룹은 9조1404억원으로 9.7% 늘었고 한진그룹은 5조4255억원으로 0.4% 뛰어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반면 두산그룹은 유동자산이 지난 2011년 말 11조765억원에서 지난해 말 8조4625억원으로 23.6% 감소했다. 한화그룹은 2조7302억원으로 8.8%, SK그룹은 18조2424억원으로 6.2% 줄었다.
GS그룹은 9조7764억원으로 1.5% 소폭 감소했고 LG그룹은 29조153억원으로 0.7% 수준에서 줄었다.
그룹별로 영업 환경에 따라 사정은 다소 다르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재벌그룹들이 활용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세계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를 겪으며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해 공격적인 투자를 주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요동칠 경우 언제든지 다시 자금경색을 겪을 수 있다.
정부가 최근 30대 재벌그룹 사장단에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를 조기 집행하고 고용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대기업들의 대응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