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기획…‘영화관’③] 영화인의 열린 공간 ‘아트나인’ 직접 가보니…
입력 2014-06-08 09:32 
사진=손진아 기자
[MBN스타 손진아 기자] 서울에는 씨네큐브, 씨네코드 선재, 아트하우스 모모 등 여러 개의 예술영화전용관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술영화전용관들이 강북권에 위치해 있었고, 2013년 전까지는 예술영화를 보려면 항상 강북으로 가야 했다.

강남권의 예술영화전용관인 아트나인은 2013년 1월 문을 열었다. 관객들은 강남에서도 예술영화를 즐길 수 있게 돼 편리함은 물론 만족감도 높이 사고 있으며, 이런 반응은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조용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아트나인, 과연 어떤 모습과 어떠한 매력으로 관객 발길을 모으고 있는지 직접 찾아가봤다.

아트나인은 서울 사당동에 위치해 있다. 4·7호선 이수역(총신대입구역) 1분 거리에 있는 아트나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객에게 편리한 위치였다. 12층에 위치한 아트나인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는 3대가 운영 중이지만 순환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아 다소 기다림이 필요하다. 여기에 같은 건물 7층에 위치한 메가박스 이수점을 이용하는 관객까지 몰린다면 엘리베이터를 놓쳤다 타는 일도 종종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손진아 기자
12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카페 같은 아늑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는 금주 상영 시간표와 시네프랑스,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안내 책자가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전시돼 있었다. 아트나인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끄는 것은 다양한 모양의 와인 병들과 그 뒤로 펼쳐진 카페 겸 레스토랑 잇나인이다. 아트나인만의 개성이자 특징인 이 공간은 팝콘매점 대신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이다. 바로 옆으로는 상영관 입구와 아담한 매표창구, 무인발권기 1대가 눈길을 끌었다.

영화 상영 시간은 오후 1시였다. 상영 시작 10분 전인 12시 50분이 되자, 엘리베이터에서 관객들이 종종 내리기 시작했다. 이때 가장 흥미로웠던 광경은 관객들이 내리자마자 달려간 곳이 무인발권기, 매표창구가 아닌 카페 잇나인이었다. 아트나인은 물, 커피 및 음료를 제외한 음식물 반입 허용이 금지돼 있다. 이를 몰랐던 관객은 잇나인에 물건을 잠시 맡기기도 하고,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마실 음료를 구입한 후 상영관으로 입장했다.

1시에 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은 9관이었다. 총 58석에서 반 이상이 관객으로 채워친 9관은 아담했지만 앞좌석과의 간격도 충분했고, 스크린 크기와 음향 부분에서도 만족감이 높았다. 특히 음식물 반입 허용 금지로 팝콘을 먹거나 과자 봉지를 부스럭 거리는 등의 잡다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 영화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사진=손진아 기자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영사기 위치가 너무 낮은 탓에 영화가 시작된 이후에 관객이 입장하면 영사기를 가리면서 스크린에 관객의 그림자가 생기는 일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 부분에 대해 상영관 입구에는 안내문이 붙어 있하지만 상영 중 답답함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또 외화일 경우, 자막을 그림자가 가려버리기 때문에 답답한 기분이 배가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트나인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 중 하나는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 불을 절대 켜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쯤 관객들이 출구로 나가는 것을 도울 수 있게 상영관 불을 켜준다. 필수는 아니지만 엔딩크레딧까지 다 보고 나오는 것은 작품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가 ‘진짜 끝났을 때 등을 밝혀주는 시스템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또 하나 흥미롭고 마음에 든 부분은 바로 테라스다. 테라스는 아트나인을 이용하는 관객들이 애용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관객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잇나인에서 산 맥주를 마시거나 파스타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관객,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책을 읽는 관객 등의 모습으로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테라스는 야외 상영회를 여는 공간이기도 한데,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진=손진아 기자
구석구석 파헤쳐본 ‘아트나인은 가히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단순히 팝콘과 콜라를 양손에 쥐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나오는 공간이 아닌, 영화 이야기도 맘껏 풀어보고 홀로 사색을 즐기거나 영화 시나리오도 작업하러 올 수 있는 영화인들의 열린 공간이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