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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듯 같은 H조, ‘방패’보다 강한 ‘창’
입력 2014-06-06 06:01 
‘에이스’ 아자르(사진)는 루카쿠와 함께 벨기에 공격의 파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홍명보호의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상대국 뚜껑은 거의 다 열렸다. ‘결전의 땅 브라질로 입성하기 전 벨기에와 러시아가 한 차례씩 모의고사를 남겨뒀고, 알제리는 두 차례 시험을 마무리 지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3개국의 색깔 및 개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방패보다 창이 무섭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를 상대적으로 강한 공격이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
스위스에서 전지훈련을 한 알제리는 가장 먼저 평가전을 마쳤다. 가장 적은 두 번의 평가전을 가졌으나 실속은 다 챙겼다. 아르메니아와 루마니아를 각각 3-1, 2-1로 이겼다.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도 선전했던 두 나라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알제리는 2경기 연속 실점을 했다. 수비 뒷공간에 허점을 드러내며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수비는 견고함이 떨어졌다. 하지만 화끈한 공격으로 약점을 보완했다.
상당히 공격 지향적인 팀이다. 리드를 잡아도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공격을 주도했다. 아르메니아와 루마니아 수비를 뒤흔드는 알제리의 빠른 공격 템포는 퍽 인상적이었다. 역습은 날카로웠고, 측면 크로스도 정교했다. 페굴리(발렌시아),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 자부(클럽 아프리카인), 타이데르(인터 밀란) 등 공격자원의 개인 기량도 출중했다. 골 운이 따라줬다면 화끈한 골 잔치도 가능했다.
H조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는 이미 공격에 있어 정평이 나있다. 아자르(첼시), 루카쿠, 미랄라스(이상 에버튼), 데 브루잉(볼프스부르크), 메르텐스(나폴리), 펠라이니, 야누자이(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위시로 한 공격진은 화려하다.

그리고 그 평가대로 막강했다. 룩셈부르크를 상대로 5-1로 대파했고, 적지에서 스웨덴을 2-0으로 이겼다. 최근 4경기 연속 2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한 번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하다는 벨기에였다. 그럴 만도 한 게 룩셈부르크전까지만 해도 매 경기 실점을 허용했다. 상대가 잘 하기보다 수비수의 실수가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 작은 약점도 막강 화력으로 꽁꽁 숨겼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도 다르지 않다. 노르웨이전에서 러시아의 수비 조직력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후반 중반 이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최대 자랑이던 조직력이 와해됐다. 부실한 원정 경기력 탓도 있으나 물 샐 틈 없다던 뒷문은 꽤나 물이 흘렀다.
페굴리(사진 오른쪽)의 알제리는 ‘남자의 팀 같다. 공격 지향적인 색깔로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를 메우고 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하지만 장,단점이 뒤바뀌었다. 단점으로 꼽힌 부실한 공격력이 되살아났다. 러시아는 노르웨이를 상대로 1골 밖에 넣지 못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막혔다. 3,4골까지 기록할 수 있었다. 케르자코프, 샤토프(이상 제니트),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의 스리톱은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냈으며 측면 수비수인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 예센코(안지 마하치칼라)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도 위협적이었다.
카펠로 감독 부임 이후 러시아는 2실점 경기가 1번이었다. 그러나 무실점은 8번으로 총 19경기 가운데 절반도 안 된다. 반면, 무득점 경기는 2번(포르투갈전 및 북아일랜드전 0-1 패)이었다. 19경기 가운데 17차례나 골을 넣은 ‘꾸준함이 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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