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에버랜드 최대주주 오른 비결은

삼성에버랜드가 3일 상장 추진을 전격 발표함에 따라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확보 방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에 오른 것은 지난 1996년 에버랜드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해서다. 당시 에버랜드는 주주 계열사를 상대로 CB를 발행했지만 이들이 인수를 포기하자 전량을 이 부회장과 이부진, 이서현 사장에게 배정했다.
당시 이 부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31.9%다. 이후 지분 변동 과정을 거쳐 현재 지분 25.1%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CB 인수에 들인 자금은 48억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CB의 주식 전환 가격은 주당 7700원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61억원을 증여했으며 이 부회장은 이 자금으로 에스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매매해 550억원으로 불린 뒤 에버랜드 CB 인수 등에 활용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1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주가를 180만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에버랜드 CB 인수를 놓고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이 인 바 있다. 지난 2000년 법학교수 43명은 이건희 회장 등을 대상으로 경영권 상속 목적으로 에버랜드 CB를 헐값에 발행하게 했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결국 이건희 회장은 에버랜드 CB,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에 따른 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경영에서도 손을 뗐다. 재판부는 에버랜드 CB에 대해서는 무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확정했다.
그러나 에버랜드 CB 무죄에 대해서도 에버랜드에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무죄란 것이지 상속 행위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어 향후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