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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투수 지형도, `외인천하` 다시 시작되나
입력 2014-06-02 15:44  | 수정 2014-06-02 16:50
다시 외인투수 천하가 시작되는 것일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다시 외인투수 천하가 시작되는가.
투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 4월까지 토종투수들이 지배했던 마운드 상위 지표 순위들이 외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개막 이후 두 달여가 지난 시점. 외인 공습경보가 다시 울리고 있다.
특히 평균자책점 부문서 외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일 현재 1위 앤디 밴 헤켄(넥센, 2.92)를 시작으로 3위 에릭 해커(NC, 3.22), 4위 데니스 홀튼(KIA, 3.28), 5위 찰리 쉬렉(NC, 3.55) 등 5걸 내 4명이 외인이다.
지난 4월 25일 1위 유희관(두산, 1.91), 2위 유창식(한화, 2.12), 3위 이재학(NC, 2.34), 5위 양현종(KIA, 2.45) 등 4명의 투수가 상위권을 독식했고 데니스 홀튼(2.45, 4위)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특히 당시 외인 투수들은 15위권내에 5명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는 7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10걸내 6명의 외인투수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약 한달 전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중에서도 외인투수들은 그 상승폭이 크지 않았거나 오히려 평균자책점이 훌쩍 떨어진 경우도 있다.

밴 헤켄, 에릭, 찰리는 평균자책첨을 떨어뜨리며 5위내로 진입했다. 밴 헤켄은 지난 4월 25일 기준으로 평균자책점을 3.45에서 2.92로 낮추며 1위로 올라섰다. 에릭 또한 5월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2.80의 선전으로 평균자책점을 4.70에서 3.22로 크게 낮추며 3위로 약진했다. 부상으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는 등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4.58에 그쳤던 찰리 역시 평균자책점을 1점 이상 떨어뜨린 3.55를 기록하며 부문 5위로 올라섰다.
절대성적은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는 여전한 우위를 지키고 있는 투수들도 있다. 롯데의 외인 원투펀치 쉐인 유먼(2.74), 크리스 옥스프링(2.76)은 당시에 비해서 평균자책점이 3.75와 3.77로 각각 올랐으나 순위는 불과 한 단계씩 떨어진 7,8위를 지켰다.
아직 규정 이닝 미달로 순위표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선전하고 있는 외인들도 있다. 릭 밴덴헐크(삼성)가 7경기서 5승1패 평균자책점 2.77, 로스 울프(SK)가 7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68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KIA의 하이로 어센시오(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1.29) 역시 당시에 비해서는 성적이 떨어졌지만 단 1개의 블론세이브만을 하면서 2승 11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물론 모든 외인 투수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두산을 대표했던 외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아직은 성적(4.11)이 이름값에 못 미친다.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4월 선전했던 테드 웨버(NC)는 평균자책점 4.48, 에버렛 티포드는 평균자책점 4.31로 성적이 나빠졌다.
또한 크리스 볼스테드(두산), 코리 리오단(LG), 앤드류 앨버스, 케일럽 클레이(이상 한화), 조조 레이예스(SK)는 5점을 훌쩍 넘긴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계속 부진하다면 이미 1호 퇴출된 브랜든 나이트(넥센, 5.52)의 사례를 걱정해야 될 처지다.
반면 토종 투수들은 편차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지난 4월 25일까지 평균자책점 5걸 내에 순위를 올렸던 유희관(두산, 1.91-> 4.23), 유창식(한화, 2.12->3.80), 3위 이재학(NC, 2.34->3.65), 5위 양현종(KIA, 2.45->3.03) 4명 모두 성적이 하락했다.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토종 투수는 이제 양현종, 이재학, 장원삼(삼성, 3.95)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0위 내 7명의 투수를 포진시키는 등, 수년간 마운드를 지배했던 외인들의 공세가 다시 시작된 듯 한 조짐이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토종투수들이 타고투저의 시대, 외인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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