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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 배구] 한국, 21년 만에 네덜란드 격파
입력 2014-06-02 08:46 
사진=MK스포츠


[월드리그 배구] 한국, 21년 만에 네덜란드 격파

한국 남자배구가 월드리그에서 21년 만에 네덜란드를 격파했습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인도어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4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대회 E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 스코어 3-1(25-18 25-23 20-25 25-22)로 이겼습니다.

장신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네덜란드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31위로 한국(21위)보다 낮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에 크게 앞섰습니다.

한국이 월드리그 대회에서 네덜란드를 꺾은 것은 1993년 서울에서 3-2로 승리한 이후 무려 21년 만입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월드리그에서 네덜란드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 18패로 일방적으로 밀린 한국은 16연패 끝에 두 번째 승리를 따냈습니다. 월드리그 외의 다른 국제대회와 친선경기, 전지훈련 등을 포함한 상대 전적에서도 네덜란드는 한국에 6승 33패로 앞서 왔습니다.

전체 상대 전적으로 따져도 한국은 2002년의 한·네덜란드 친선전 이후 12년 만에 네덜란드를 상대로 7승째를 거뒀습니다.

전날 잘 싸우고도 평균신장 198㎝를 자랑하는 네덜란드의 벽에 막힌 한국은 9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네덜란드(11개)와 대등하게 맞붙었습니다.

아울러 박철우(삼성화재)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무려 26점을 몰아치며 모처럼 국가대표 주포다운 면모를 뽐냈습니다. 전광인(한국전력)이 16득점, 송명근(러시앤캐시)이 13득점으로 든든히 뒤를 받쳤습니다. 송명근은 특히 1세트에만 블로킹 3개를 잡아내며 전날 패배로 가라앉을 수 있던팀 분위기를 되살리는 선봉장 역할을 했습니다.

1세트부터 목적타 서브를 적중시켜 기선을 제압한 대표팀은 67%의 공격 성공률을 찍으며 가볍게 1세트를 따냈습니다. 2세트에는 한때 11-17로 뒤졌으나 최민호(현대캐피탈), 박상하(상무)의 연쇄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전환한 대표팀은 25-23으로 역전하는 집중력을 자랑했습니다.

대표팀은 3세트를 내줬으나 4세트 시소게임의 와중에 상대 집중력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17-13으로 격차를 벌려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박기원 감독은 "목적타 서브 연습을 많이 했는데 연습대로 돼 분위기를 끌고 올수 있었다"면서 "세터 이민규(러시앤캐시)도 기량뿐 아니라 마음이 안정돼 믿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승리의 주역인 박철우도 "네덜란드로 오기 전부터 자신이 있었는데 어제 경기는 방심하다 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그래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집중한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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