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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떠올리게 하는 KBS 총파업, 예능-드라마 결방 불가피 예상
입력 2014-06-02 08:06 
사진=KBS본부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KBS 양대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어느덧 닷세가 지났다. 파업을 거듭할수록 떠오르는 것은 2012년 발생한 MBC 파업이다.

지난달 29일 KBS 양대노조는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기자들이 먼저 제작 거부에 나섰던 가운데 PD를 비롯한 제작진, 아나운서까지 파업에 동참했다.

이번 KBS 파업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양대 노조인 KBS노조와 언론노조인 KBS본부가 함께 뜻을 처음 맞추는 것이기도 하지만 파업의 시작점이 세월호 참사 보도이고 기자들의 양심 선언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에 유리한 보도를 해왔던 KBS 보도 행태에 막내기자들이 반성문을 내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기에 김시곤 보도 본부장이 퇴진하면서 길환영 사장이 보도국에 압력을 넣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불을 지폈다.


이에 노조원들은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이사회가 해임 결정을 미루자 총파업에 돌입했다. 기자들이 제작 거부를 하면서 ‘취재파일K 같은 프로그램은 결방됐고 ‘뉴스9는 20분만 방송됐다. 총파업 돌입 후에는 뉴스 앵커들이 전면 교체됐고 아나운서들이 진행하던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의 MC도 바뀌었다.

‘참 좋은 시절 ‘정도전 같은 드라마도 촬영이 중단됐다. 예능프로그램 PD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현재 녹화 분이 남아있기 때문에 결방이 되진 않아지만 향후 결방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또한 전국민적 행사인 6.4 지방선거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취재에도 차질일 있을 예정이다. KBS 양측노조는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는 현행과 같이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지방선거 개표방송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내에서 일부 참여 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월드컵 중계의 경우 길환영 사장이 해임하지 않을 경우 이미 출국한 제작진을 제외한 모든 취재진이 출국하지 않을 것이라 엄포했다.

이러한 KBS의 현 상황은 지난 2012년 발생한 MBC 총파업을 떠올리게 한다. KBS와 마찬가지로 당시 MBC도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김재철 사장이 취임 후 방송의 공정성이 위태로워지자 기자들과 PD들, 아나운서 등 거리로 나섰고 총 170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파업에 동참했다.

당시 MBC 프로그램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24주간 결방했다.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마니아층이 있었기에 현재 부활할 수 있었다.

‘놀러와는 부장급 제작진이 파견되어 프로그램을 맡았으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고 결국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고 ‘위대한 탄생2도 생방송을 앞두고 파업이 시작되면서 완성도가 떨어졌다. 자체 제작이 불가하자 외주 제작이 많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 ‘주얼리 하우스 ‘일밤등이 외주 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나 처참한 시청률로 떠났다.

드라마도 위기였다. 당시 큰 인기를 모았던 ‘해를 품은 달은 제작진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결방 위기를 겪었고 결국 한 주 결방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외에 ‘무신 ‘신들의 만찬 등이 위기를 겪긴 했지만 외주 제작이 대부분이 드라마는 큰 문제 없이 넘어갔다.

지금 당장이야 급한 불을 끌 수 있겠지만 KBS의 사정은 MBC와 다르지 않았다. 예능과 드라마가 언제든 결방될 수 있는 위기다. 당시 MBC는 외부 인력을 투입했지만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170일이라는 긴 파업으로 MBC는 프로그램을 재건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드라마와 예능은 회복됐지만 보도국은 파업에 참여했던 직원들에 대한 보복인사, 대표 아나운서들의 퇴직 등으로 아직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KBS도 이 같은 전처를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시청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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