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팩시장 꿈틀…Again 2009?
입력 2014-06-01 18:09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 발표, 선데이토즈와 알서포트의 성공적 증시 입성을 계기로 비상장기업 우회상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시장에선 '스팩(SPAC)'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스팩 관련 주식들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투자 열기를 바탕으로 신규 스팩 상장을 준비하는 증권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스팩(SPAC)이란 비상장기업을 인수ㆍ합병(M&A)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일종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뜻한다.
2009년 말 국내 시장에 도입된 스팩은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청약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상당수 스팩들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고 청산되면서 급격히 위축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 선데이토즈, 알서포트 등의 우회상장을 계기로 스팩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우리스팩2호와 케이비제2호스팩 주가는 14% 상승했다.

특히 케이비제2호스팩의 경우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비상장사인 케이사인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케이사인은 지난해 매출 207억원의 데이터베이스 암호화 시장 국내 1위 업체다.
지난달 28일에는 우리스팩2호가 포미닛, 비스트 등이 소속된 음반기획제작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한다고 공시했으며 26일에도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 간 흡수합병 소식이 전해졌다. 합병 발표 후 다음 주가는 25% 이상 올랐다.
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스팩 투자는 합병할 만한 기업이 마땅치 않았고 설사 적당한 기업을 찾아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었지만, 최근 들어 선데이토즈, 알서포트 등 투자 대박 사례가 등장하고 우회상장 분위기도 좋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가가 상승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증권사들도 한동안 뜸했던 스팩 상장 작업에 다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달 28~29일 공모청약을 진행한 하나머스트스팩의 경우 20억원 모집에 5690억원의 자금이 몰려 284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스팩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스팩에 투자하는 펀드로도 오랜만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드림자산운용이 출시한 사모 스팩펀드에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9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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