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고객"
입력 2014-06-01 18:05 
증권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퇴사한 동료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개인고객들에게 증권 상품 판매가 워낙 쉽지 않은 터라 회사에 잔류하는 직원들이 거액의 위로금을 받아 회사를 떠나는 동료들을 상대로 '불편한' 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
퇴직 직원들도 이심전심으로 기왕이면 친정에 위로금을 맡기자는 마음이어서 증권사 희망퇴직자들이 새로운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제 현재 희망퇴직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예정인 회사들의 퇴직자 규모를 살펴보면 △동양증권 500여 명 △우리투자증권 412명 △한화투자증권 350명 △삼성증권 300여 명 △SK증권 200여 명 △NH투자증권 196명 △하나대투증권 145명 △KTB투자증권 100여 명 △유진투자증권 50여 명 등이다.
대신증권도 지난달 30일 희망퇴직자 접수를 완료한 상태다.

이들 회망퇴직자는 적잖은 액수의 위로금을 받고 회사를 떠난다. 회사별로 근속연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차장급은 대개 2억원 초반, 과장급은 1억5000만~1억9000만원의 위로금을 받는 상황이다. 5년차 대리급에게도 1억원이 넘는 위로금이 제공된다.
중대형사 퇴직자들이 1인당 평균 1억5000만원씩 위로금을 받고 나간다고 가정할 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전직 증권사 직원들 손에 쥐어지는 셈이다.
따라서 최악의 업황으로 증권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은 증권사 직원들은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는 동료들의 위로금이라도 유치하기 위해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 전화를 하게 된다고 한다.
한 증권사 희망퇴직자는 "퇴사와 동시에 회사 동료들에게 연락이 왔다"면서 "당장 거액의 위로금을 사용할 곳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동료 직원을 통해 수시입출금계좌에 입금했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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