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뜨겁게 달아오른 M&A 대전
입력 2014-05-30 15:52  | 수정 2014-05-30 19:42
국내 인수ㆍ합병(M&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쏟아져 나온 한진ㆍ동부ㆍ현대그룹의 구조조정성 매물에 이어 최근 다양한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가구업계와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대상그룹의 투자전문 계열사인 UTC앤컴퍼니(이하 UTC)는 보루네오가구의 대주주인 보루네오가구협력사협의회와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기업 실사에 나선다.
UTC 측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 등 다른 기관 주주와도 지분 인수를 타진 중에 있어 인수 지분율은 20~30%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인수 금액은 현 시가총액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150억~25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보루네오는 다섯 차례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무리한 신사업 확장과 경영권을 둘러싼 내분으로 기업가치를 소진해 왔다. 결국 지난해 11월 150여 협력사가 힘을 합쳐 설립한 협의회가 전 소유주인 AL팔레트물류에서 지분 16.8%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며 직접 회생에 나선 상황이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UTC도 보루네오 지분의 2.96%를 보유하며 경영 정상화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UTC가 인수 시도에 나선 것은 보루네오의 법정관리 졸업 이후 기업가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한때 국내 가구업계 1위였던 '보루네오'라는 이름이 지닌 무게가 작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선 관측하고 있다.
SK그룹도 아이리버 인수를 추진키로 하고 조만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어느 계열사가 인수할지 확정하진 않았지만 SK텔레콤이 유력할 전망이다.
SK그룹은 특히 아이리버 자회사 아이리버컨텐츠컴퍼니가 운영 중인 무손실 음원 전문사이트 그루버스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지난해 SK플래닛 자회사이자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 '멜론' 운영업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아이리버를 인수해 다시 한 번 음원서비스 사업에 나설 계획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SK플래닛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하게 된 건 지주회사 SK가 증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거느릴 경우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규정 때문이었다. 당시 SK플래닛이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67.56%를 갖고 있었는데 나머지 지분을 더 사들이든지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이리버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보고펀드(39.84%)가 아이리버에 투자했던 펀드 만기가 오는 8월 도래하면서 매물로 나오게 됐다.
지난달 공식적으로 M&A 시장에 나온 국내 온라인 교육업체 1위 메가스터디 인수전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와 메가스터디 라이벌인 디지털대성, 교원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1년과 2012년에 티치미와 비상에듀를 각각 인수하며 온라인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대성은 매각 전체 지분이 아닌 온라인사업부 인수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고등부 온라인 2위 업체인 이투스 등이 인수를 검토한다는 얘기 등 다양한 인수설이 있으나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는 최근 성장세인 디지털대성일 것 같다"며 "교원은 최근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인수전은 일단 국내외 사모펀드 간의 대결구도로 진행된다.
현대증권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언스트앤영한영회계법인이 이날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1차 마감한 결과 국내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와 파인스트리트,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 그리고 DGB금융지주 등 총 4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던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은 1차 마감이어서 추가로 의향서를 제출하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
최근 KDB생명과 아주캐피탈 인수전에 나서기도 한 DGB금융지주 측은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위해 이번 인수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도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서 양측의 입장이 맞아떨어진다면 분리매각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조시영 기자 / 전정홍 기자 / 강봉진 기자 /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