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희석을 우려, 유상증자는 악재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유증 결정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유상증자인데 어떤 기업은 주가가 하락하고 또 어떤 그룹은 상승 흐름을 타는 것일까.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280억원대 유증을 결정한 애강리메텍은 발표 당일 14.98% 올랐고 27일까지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행남자기 또한 14.99% 올랐고 삼성제약 역시 162억원 규모 유증을 발표한 당일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68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정한 피엘에이는 전일 대비 7.95% 내린 1110원을 기록 중이며 한화는 지난 28일 한화건설 유상증자 참여설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4월 24일 유증을 발표한 이화공영 역시 당일 5% 넘게 하락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달된 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여부와 누가 증자에 참여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 주식수의 증가로 주주가치가 하락은 피할 수 없는 만큼 회사가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어디다 쓰는지 등이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
실제 행남자기는 3자 배정증자 후 타법인출자를 통한 신규사업에 진출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고 애강리메텍은 태광실업을 대상으로 증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된 것.
주가가 하락한 피엘에이의 경우 일반공모 유상증자이고 자금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였다.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 받겠다는 것이므로 악재가 된 것이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유상증자는 필요한 자금을 시장에서 저가에 조달하겠다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공모인지 대주주 등이 참석하는 주주배정인지, 또는 특정 투자자가 합류하는 3자 배정인지 등 방식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기업의 경우 인수합병 과정에서 증자를 활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투자해야 주가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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