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성 요양병원 화재 참사…환자·간호조무사 21명 사망
입력 2014-05-28 08:13  | 수정 2014-05-28 09:28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2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생존자 가운데서도 중상자가 적지 않아 향후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소방당국에서 신속한 조치를 통해 조속히 초기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환자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거동이 불편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27분께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별관건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사망했다. 또 6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첫 발화지점은 병원 별관 2층 남쪽 끝방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대원들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다시 2분 만인 0시 33분에 큰불을 잡았다. 소방대원들은 0시 55분 잔불 정리를 완료하고 대피하지 못한 환자를 수색했으나 21명이 숨지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
불이 날 당시 별관에는 환자 34명이 있었고 당직 간호사 1명이 근무 중이었다. 본관에는 원장 1명과 간호사 1명 등 2명이 근무 중이었다.
불이 나자 1층에 있던 환자 10여명은 급히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30여명의 환자는 병상에 누워 있는 채로 유독가스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와 경찰이 2층에 있던 환자를 업고 나와 본관 앞마당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며 필사적으로 구조에 나섰다.
불이 난 2층의 병실 유리창은 닫혀 있었고, 추락을 막기 위해 방범틀이 설치돼 있었다.
환자 대부분의 70~90대의 고령인 데다 치매와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점을 고려할 때 병원 측의 안전 조치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별관에서 구조된 한 60대 남성 환자는 "간호사가 유리창만 열었어도 이렇게 피해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야간에 간호조무사 1명만 근무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30여분 만에 불길이 완전히 잡혔지만, 건물 전체로 연기가 퍼진 데다가 치매,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이 대부분이라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가 없는 별관 2층 맨 끝방에서 시작된 불은 방 전체와 천장을 모두 태우고 6분 만에 초기 진압됐다.
최초 발화지점은 환자가 없는 병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형석 요양병원 행정원장은 28일 "최초 불이 난 곳은 '3006'호"라고 밝혔다.
이곳은 병실이 아닌 기타 용도로 쓰이고 있으며 영양제 등을 거치하는 폴대 등을 보관해 왔다고 이 행정원장은 설명했다.
이 행정원장은 "3006호에 인화물질을 보관하지는 않는다"며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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