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몰래 골프장 팔아넘겨

부도난 골프장을 공동 운영하기 위해 내세운 대표가 회원들 몰래 골프장을 인수해 처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골프장은 다른 회사로 넘어갔고, 기존 회원들은 사실 상 골프장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충북 충주에 위치한 옛 장호원컨트리클럽.

국제 대회까지 치른 골프장이지만 부도가 났습니다.

회원들은 골프장을 인수하기로 하고, 경매를 위한 협의회 대표로 권모씨를 추대했습니다.

하지만 판공비까지 받아쓰던 권씨는 돌연 대표직을 사임하고 기존 협의회와 유사한 이름의 법인을 설립해 직접 골프장을 낙찰 받았습니다.

인터뷰 : 정한숙 / 회원협의회 부회장 -"혼자 사조직을 이용해 경매받아 대기업에 팔아넘기면서 이익을 챙겨, 회원들에게 그만큼의 손해를 끼친 일이다."

권씨는 S건설사에서 경매대금을 빌리는 대신 골프장을 넘겨주고 곧장 골프장의 대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일반회원으로 승인받은 추가 인원을 이른바 '기여회원'으로 모집했습니다.
추가금만 5백55억원, 그대로 부당 이득입니다.

특혜 회원들이 생기면서 기존 회원들은 골프장을 쓸 수 없게 됐고, 골프를 칠 수 없는 회원권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인터뷰 : 송석린 / 골프장 전 대표 -"기존 회원을 승계한다고 언론에 광고하고 충북에 신청해 놓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단 1명도 회원 승계를 해주지 않고 있다."

실제로 법률 상 체육시설을 인수한 사업자는 이전 시설업자와 회원 간에 약정한 사항을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권씨를 기소했습니다.

일단 회원 협의회 대표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회원들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회원권 승계 문제와 함께 골프장 편법 영업 의혹 등도 제기되고 있어 법정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