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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포수 이재원, 나보다 낫다”
입력 2014-05-27 18:14 
SK와이번스의 포수 이재원은 4번타자도 같이 맡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만 이재원은 여유가 넘쳤다. 한 시대를 풍미한 포수인 이만수 감독도 "나보다 낫다"며 이재원을 인정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안준철 기자] 포수수비, 타격 다 잘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요.”
27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이만수(56) SK 감독의 얼굴은 환했다. 지난주 4승2패로 두 차례의 위닝시리즈를 거둔 것도 컸지만, 4번타자 포수 이재원(27)의 활약에 싱글벙글이었다.
이재원은 요새 가장 뜨거운 프로야구 선수 중 하나다. 타율 4할2푼6리로 타격 선두를 질주 중이며, 5홈런 33타점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여기에 포수 마스크까지 쓰고 안방을 굳게 지키고 있다. 부상 선수 이탈로 어려운 팀 상황에서 이재원의 활약은 가뭄 속에 단비와도 같다.
이런 이재원을 바라보는 이 감독의 표정은 흐뭇하기만 하다. 이 감독은 내가 무슨 조언을 하겠어. 자기가 알아서 잘 하는데. 놔두면 신나서 잘 할 것”이라고 제자에 대한 굳은 믿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타격과 포수 수비를 모두 잘하기는 힘든 일이다. 포수 장비를 쓰고 3시간 넘게 쪼그려 앉아 있는 일은 체력적으로 벅차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의 예를 들어 포수와 타격을 동시에 하는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포수를 보다가 타석에 들어서면 공이 더 잘 보인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재원도 이를 인정했다. 이재원은 포수 장비를 벗고 타석에 들어가면 시간이 부족해서 생각할 시간은 적지만 공은 잘 보인다. 지명타자만 할 때보다 여유는 생겼다”고 밝혔다. 체력적인 부담도 일단 쉴 때 잘 쉬려고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물론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원정 숙소에서도 쉴새 없이 방망이를 돌린다. 타격 선두를 달리는 이재원이 개인연습을 하자 다른 동료들에게도 자극이 됐다. 벌써 이만수 감독 눈에도 들었다. 이 감독은 커피 한 잔 마시려고 나와보니 이재원과 이명기 등이 스윙훈련을 하더라”며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그러면서 ‘네가 나보다 더 낫다고 인정했다”고 슬쩍 밝혔다.
이만수 감독은 최고의 포수였다. 16시즌 동안 통산 타율 2할9푼1리 1276안타 252홈런 861타점을 올렸다. 이재원도 포수와 타격을 절정에 찍고 있지만 아직 이 감독이 이룬 업적에는 한참 못미치는 상황. 그래도 이 감독은 제자가 자기보다 더 낫다고 인정한 것이다.
물론 이 감독도 이재원에게 뒤지기는 싫었는지 내가 발은 너보다 빨랐다고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보다 발도 빠르다고 해서 ‘네가 발도 빠르다고 인정해줬다”며 껄껄 웃었다. 이 감독의 통산 도루는 52개로 적지 않은 편. 이재원도 발도 뛰어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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