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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만 31명, 춘추전국 타격왕 최후승자는?
입력 2014-05-26 17:00  | 수정 2014-05-26 23:35
3할 타자만 31명의 춘추전국 시대에 타격왕을 노리고 있는 신구 후보들을 살펴봤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타율 3할 이상 타자만 무려 31명이다. 춘추전국의 정국 속에 너나없이 타격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던졌다. 기존 타격의 달인에 새롭게 떠오른 타격머신이 신-구 대결을 벌이고 있다.
확실히 타고투저다. 26일 현재 타율 4할2푼6리로 선두에 올라있는 이재원(SK)을 시작으로 무려 31명의 타자들이 가장 이상적인 수치인 ‘3할 타율을 넘겼다.
이정도 시기쯤이면 앞서나가는 몇 명의 타자들이 3할 중후반대의 타율을 기록하고 십 여명 내외의 타자들이 3할 초반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 하지만 올해는 4할대-3할대 후반-3할대 중초반이 빼곡히 줄 서 있다.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새로운 얼굴과 기존 강자들이 경합하는 치열한 조화. 타격 10걸은 이런 조화가 완벽하게 이뤄져 있다.
▲ 뉴페이스, 내가 새로운 강자다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는 단연 4할을 수성하고 있는 이재원이다. 이재원은 141타수를 소화하며 60안타를 때렸다. 올 시즌 41경기 중 안타를 못 친 경기가 단 5경기일 정도로 꾸준한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멀티히트도 17회나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보여주고 있는 능력이나 스윙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1위 자리를 쉽게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나란히 2,3위에 올라 있는 두산의 테이블세터 오재원과 민병헌의 올해 기세도 심상치 않다. 시즌 타율 3할을 1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오재원은 올해 폭주중이다. 꾸준히 고타율을 기록하더니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과도하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고 선구안이 완벽하지 않았던 지난 시즌들과 달리 올해는 4할8푼6리의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 이재원을 위협할 1순위 후보다
민병헌 역시 새로운 1번의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타율 3할1푼9리로 부문 6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장타력이 더해졌다. 볼넷이 많지 않은 것이 약간의 흠이지만 무려 21개의 장타(2루타 11개, 3루타 2개, 홈런 8개)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득점권에서 타율 4할4푼7리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물론, 리그서 가장 많은 20회의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꾸준함도 자랑하고 있다.

넥센의 서건창도 올해 타격에 눈을 떴다. 타율 3할6푼5리로 부문 5위에 올라있는데 꾸준히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민병헌과 같은 20회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무안타 경기가 8회로 다소 많지만 3안타 이상 경기도 8회나 된다. 터질때는 화끈하게 터지면서 몰아치기를 했다. 2012년 돌풍의 주인공으로 거듭난 이후 지난해 부상이 겹쳐지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완벽하게 알을 깼다. 43경기서 65안타를 쳐내며 지난 시즌 기록인 84안타를 상반기 이내 경신할 기세다.
롯데의 외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타율 부문서 외인들 중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타율 3할6푼3리로 6위에 올라있는 것을 비롯해 10홈런 39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로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 꾸준히 뜨거웠던 4월과 5월 중순까지에 비해서 최근 경기들은 다소 기복이 있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타자인 것은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2004년 브룸바(현대) 이후 대가 끊긴 외인 타자 타격왕의 명맥을 이을 유일한 후보로 보인다.
▲ 구관이 명관, 나 아직 살아있어
통산 6번, 타율 부문 10위 내 이름을 올렸으며 통산 타율이 3할6리인 이진영(LG)은 10걸 내 대표적인 구관이다. 4월까지 다소 주춤(?)했지만 5월 타율 4할2푼4리의 폭주로 타율을 단숨에 3할7푼까지 끌어올렸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장타력은 떨어졌지만 맞추는 능력만큼은 여전하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서 장타력도 좋아지면서 투수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는 야구계의 통설에 따르면 가장 자기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타자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 15시즌 동안 3할을 넘긴 시즌이 무려 9시즌이다.
2012년 전반기까지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유지하며 ‘꿈의 4할을 넘봤던 김태균 또한 여전하다. 김태균 역시 통산 7회나 타율 10위 이내 이름을 올렸던 대표적인 정확도 높은 타자다. 각종 부상을 달고 있지만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2푼6리에 달할 정도로 찬스에 강하다. 홈런이 2개지만 투수들에게 언제나 위협을 주는 타자의 위엄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한 차례 타격왕에 오른 전력이 있다.
지난해 타율 2위, 2012년 3위, 2012년부터 2년 연속 최다안타를 기록한 손아섭 또한 부상을 이겨내고 순항 중이다. 올 시즌 어깨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타율은 무려 3할5푼4리다. 안타제조에 있어서만큼은 수년간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꾸준함을 자랑했던 만큼, 컨디션이 회복된다면 단연 다시 최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후보. 외로웠던 지난해의 어려움도 다소나마 해소된 것도 손아섭의 첫 번째 타격왕을 향한 도전의 긍정적인 요소다.
통산 타율 3할4리, 타격 부문 2위 3회, 3위 1회의 홍성흔(두산)도 불혹을 앞둔 시즌, 타율 3할4푼9리의 눈부신 선전을 하고 있다. 최다안타 1회로 이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홍성흔이지만 올해 변화는 놀라울 정도. 수년간 장타자의 이미지가 컸는데 올해는 정확성에 더해 장타력까지 더 진일보하면서 최전성기였던 2010년과 유사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삼진이 27개로 적지 않음에도 4할4푼3리의 특급 출루율을 기록 중. 올해 최고인 두산 타선과 함께 한다는 점도 긍정요소. 팀 내 쟁쟁한 동료들과의 선의의 경쟁도 좋은 시너지효과를 부를 수 있다.
▲ 아직 더 있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현재 치러진 경기가 많지 않기에 타율 3할 이상 타자들의 차이는 사실 그리 크지 않다.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여름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는 이탈자들이 생기기 마련. 그 시기를 잘 견뎌내고 상반기까지 꾸준한 3할 타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때 진정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아직 타격왕을 점치기에는 너무나 이르지만, 후보에 올라있는 신구 타자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 있는 시즌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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