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버클럭의 원조` 인텔 CPU 셀러론 300A를 아시나요?
입력 2014-05-26 14:44 

PC 조립을 몇번 해본 사람이라면 '오버클럭' 한번쯤은 시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PC가 노트북으로 그리고 노트북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조립PC는 이제 아련한 추억 속의 제품으로 되고 있지만 말이다.
집에서 창고 정리를 하다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에 쌓인 CPU를 보니 1990년대 후반 조립PC가 한창 인기를 끌던 그때가 생각난다.
1999년이였던가? 당시 CPU 시장은 인텔의 독무대. 인텔은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았다.

기존 소켓 방식이 아닌 슬롯 방식의 CPU를 내놓은 것이다. 고급형으로는 펜티엄II, 보급형은 셀러론이 그 주인공.
그중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셀러론, 셀러론 중에서도 300A(코드명 멘도시노) 그것도 코스타리카 산이였다.
300A는 당시 코스타리카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됐는데 유독 코스타리카산이 인기였다. 이유는 숨은 재주가 남달랐기 때문.
그 숨은 재주는 바로 오버클럭이다. 무려 450MHz까지 클럭 스피드를 올릴수 있었다. 쿨링 시스템만 좀더 신경쓴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인텔 펜티엄II 450MHz를 장착한 제품처럼 PC를 구동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때문에 용산전자상가에서 코스타리카산 셀러론 300A는 귀하신 몸이 될 정도였다.
물론 당시 인기를 끌었던 메인보드는 BX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인데 일부 제조사에서는 오버클록을 아예 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였다. 셀러론 300A의 21번째 핀에 매니큐어를 살짝 바르면 메인보드가 순간 '바보?'가 된다. 메인보드 설정에서 오버클록을 할수 있게 제약이 풀리기 때문.
이런 방법으로 당시 많은 PC 마니아들이 셀러론을 선호했다.
그 후에도 인텔이나 경쟁사였던 AMD는 오버클럭을 권장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제품이 계속 나왔다.
실제 CPU 클럭이 1GHz를 넘어서고 AMD와 인텔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달이 멀다하고 지속적으로 양사가 제품이 나왔는데 그때도 일부 제품은 오버클럭이 가능했었다.
100원을 들여 200원의 효과를 내던 그 시절, 이제는 아련한 추억 속의 이야기가 됐지만 이 또한 PC 역사에서 하나의 이야기거리가 되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 사진 : 셀러론 300A 코스타리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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