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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엑소 콘서트, 평균 4년의 연습기간 빛났다
입력 2014-05-26 11:42  | 수정 2014-05-26 16:3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지인 인턴기자]
말 많던 엑소 콘서트, 역시 SM 아이돌이었다.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글로벌 대세 그룹 엑소(EXO)의 첫 단독 콘서트‘EXO FROM. EXOPLANET #1 - THE LOST PLANET in SEOUL의 마지막 공연이 진행됐다. 이번 콘서트는 23일부터 3일간 같은 장소에서 열렸으며 총 4만 2000여명의 관객들이 함께 했다.
이번 콘서트는 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다. 엑소는 지난해 데뷔 1년 만에 ‘늑대와 미녀, ‘으르렁 등을 연달아 히트,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넘기며 밀리언셀러 대열에 합류, 가요계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임에도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해 1회 공연이 추가됨은 물론, 시야 제한석까지 모두 매진시키며 강력한 티켓파워를 보여주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런 기쁨도 잠시. 엑소의 중국인 멤버인 크리스가 콘서트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 돌연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걸었다. 이후 그는 잠적했고, 콘서트에는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이는 기우였다. 데뷔 전부터 거쳐온 수 년간의 연습생 기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들은 그동안 쌓아온 내공을 이번 콘서트를 통해 완벽히 입증했다.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팀워크를 보여줬고 누군가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강렬했다.
엑소는 인트로 영상 이후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전통 춤 ‘하카(haka)을 추며 등장했다. 이윽고 데뷔 곡 ‘마마(MAMA)를 비롯해 ‘렛 아웃 더 비스트(Let Out The Beast) ‘월광(Moonlight), ‘너의 세상으로(Angel), ‘블랙 펄(Black Pearl) 등 앨범 수록곡들을 연이어 불렀다.
특히 한국 활동에 기반을 둔 엑소케이(EXO-K)와 중화권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엑소엠(EXO-M)은 한 곡 안에서도 한국어 버전과 중국어버전을 번갈아 부르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간중간 팬에게 선사하는 이벤트도 준비됐다. 엑소는 보물을 찾겠다”며 한 소녀 팬을 무대 위에 세웠고 멤버들은 그 주위를 둘러쌌다. 엑소케이와 엑소엠 둘 중 누가 더 좋으냐며 ‘으르렁대던 그들은 선배 가수들의 곡인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Sorry Sorry), 샤이니의 ‘드림걸(Dream Girl)과 ‘링딩동(Ring Ding Dong),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지(Gee)에 맞춰 댄스 배틀을 벌였다. 이에 팬들의 질투와 부러움이 섞인 함성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계속해서 ‘XOXO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썬더(Thunder) ‘마이 레이디(My Lady) ‘베이비 돈 크라이(Baby Don't Cry, 인어의 눈물) ‘머신(MACHINE) ‘3.6.5 ‘히스토리(HISTORY) ‘피터 팬(Peter Pan)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엑소 멤버들은 와이어를 타고 하늘 위로 날아오면서 객석 가까이로 다가오는가 하면 돌출 무대 곳곳에 나타나 팬들과 호흡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이 레이디에서는 멤버들이 무대에 누워 앞에 있는 거울에 비치는 일명 ‘거울춤으로 관심을 모았다. 멤버들은 누워서 골반까지 웨이브를 하는 섹시한 퍼포먼스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으며 ‘머신 무대에는 화려하게 빛나는 DJ TANK가 등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본 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2집의 타이틀 곡 ‘중독(Overdose). 엑소케이와 엑소엠은 서로 쪼개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면서 입체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중독 무대를 끝내고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엑소는 퇴장했지만 객석엔 앙코르 외침이 가득했고 엑소는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후 대표곡 ‘늑대와 미녀와 ‘으르렁을 부르며 최고의 함성소리를 이끌어냈다. 크리스의 빈자리는 찬열과 카이가 채워 자연스럽고 완벽한 무대를 꾸몄다. 끝으로 엑소는 ‘Lucky를 팬들과 함께 부르며 총 31곡, 2시간이 넘는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단체 무대 외에도 11명의 멤버들은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솔로 무대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엑소의 대표 춤꾼 레이, 세훈, 시우민, 카이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레이는 자작곡 ‘Im Lay에 맞춰 카리스마 넘치는 독무를, 세훈은 ‘Beat Maker에 맞춰 추는 비트박스 퍼포먼스로 절제된 남성미를 드러냈다. 시우민은 ‘Breakin Machine에 맞춰 섹시큐티 가이로 변신했으며 카이는 ‘Deep Breath에 맞춰 특유의 광기어린 눈빛으로 막내답지 않은 아우라를 뽐냈다. 루한은 겨울 스페셜 앨범의 수록곡 ‘더 스타(The Star)에 맞춰 춤을 췄다.
평소 퍼포먼스 그룹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면 이날은 보컬 라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디오는 콘서트를 통해 처음 공개하는 신곡 ‘Tell Me What Is Love를 열창했다. 소년같은 외모에서 나오는 성량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차분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모두를 숨죽이게 했다. 또 다른 메인보컬 백현은 ‘My Turn To Cry를 부르며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로 팬들을 설레게 했다. 첸은 작곡가 켄지의 ‘Up Rising을 부르며 헤드뱅잉을 하는 등 숨겨온 로커로서의 기질을 뽐냈고 수호는 ‘Beautiful을 부르며 한 팬의 휴대폰으로 같이 셀카를 찍는 등 팬서비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찬열과 타오는 자신만의 개인기를 선보였다. 평소에 악기에 관심이 많은 찬열은 ‘Delight라는 곡으로 수준급의 드럼 연주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타오는 솔로 무대에서 무술(우슈)을 퍼포먼스로 승화, ‘Metal에 맞춰 상남자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은 마지막 공연인 만큼 SM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이수만과 임직원들, SM 직속선배인 보아와 슈퍼주니어가 참석했다. 이수만이 온 것을 눈치 챈 팬들은 이수만”을 연호하며 호응을 보냈고 이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인사를 하기도 했다.
무대를 마친 뒤 엑소 멤버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며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리더 수호는 멤버 하나하나의 이름을 말하며 이들이 있기에 엑소가 있고, 팬들이 있기에 엑소가 있다”는 말로 훈훈한 감동을 자아냈다.
두 시간 공연 중 크리스 사태에 대해 전혀 티내지 않았던 엑소. 마지막으로 디오가 우리는 힘들고 이런 거 없어요. 그러니 팬 여러분도 힘들어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팬들을 위로하던 마음이 오히려 팬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엑소는 서울 공연을 마친 후 오는 6월 1~2일 양일간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EXO FROM. EXOPLANET #1 - THE LOST PLANET in HONGKONG의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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