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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차가운 장미’, 그 놈의 장미 때문에 흔들리고 다시 사랑한다
입력 2014-05-26 10:51 
사진=포스터
평화로운 중년 부부를 들었다놨다하는 장미꽃의 매력은 치명적이며 우아하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책은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베스트셀러로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는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해야 비로소 성숙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미 천 번은 더 흔들렸을 한 남자가 뜻하지 않은 선물로 천 번 이상의 흔들림을 경험하고 있다.

성공한 신경외과 전문의 폴(다니엘 오테유 분)은 자상한 아내 루시(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분)와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이다. 두 사람은 전문의와 내조여왕, 남편과 아내 등 각자의 위치에서 늘 최선을 다하며 행복한 노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폴에게 장미꽃다발이 배달되고 다른 이들에게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장미꽃이 이들 부부에게는 갈등의 시작이 된다.

영화 ‘차가운 장미는 평온하던 중년 부부가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고, 이를 계기로 인생의 변화를 맞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목 그대로 극 속 장미는 선물, 행복, 마음 전달로서의 장미가 아닌 폴 루시 부부의 사이를 자극하는 장미라 차갑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부부의 사이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결국 서로가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돕기도 한다.

‘차가운 장미를 연출한 영화감독 필립 클로델은 인생의 어떤 나이대가 됐을 때, 우리 모두의 가슴에 파고들 ‘내가 내 인생에서 벗어난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었다. 이는 나와 극중 폴이 공유하고 이는 질문이기도 하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과 관객을 향한 질문을 알리고 했다.


감독의 말처럼 ‘차가운 장미는 보는 내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의 몰랐던 소중함, 한 순간의 행복으로 진정한 행복을 잃을 기회 등장 등 폴에게 닥친 시련은 곧 관객들에게도 이입이 가능하다. 그래서 장미꽃의 등장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진지해진다.

또한 극은 주인공 폴의 시각으로 전개되지만, 아내 루시, 장미꽃을 보낸 루(라일라 벡티 분), 오랜 벗 제라드(리차드 베리 분) 등의 입장도 조금씩은 언급돼 보는 재미가 있다. 때문에 극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인물들의 심리 변화도 제각각이다.

특히 장미꽃을 받기 전, 받은 후 폴의 심리 변화는 상식선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그 상황에 처한 이라면 누구나 공감 간다. 의문의 여인 루의 등장도 위기를 맞는 순간이므로 장미꽃 못 지 않게 중요하다. 악의로 접근했던 루도 다른 남자와는 다른 폴 덕분에 서서히 변해 그녀의 신념이 흔들리지만 이해가능하다.

장미꽃 덕분에(?) 천 번 이상의 흔들림을 겪은 폴은 그 후 루시의 필요존재감을 확인하고, 더욱 두 사람의 애정에 불붙는다. 중년 부분의 때 아닌 권태, 흔들림, 분노가 고스란히 표현돼 중년 부부에게 딱 맞는 작품이다.

거기에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OST 역시 우아하다. 영화의 앤딩인 ‘다정한 양귀비는 극중 루 역을 맡은 라일라 벡티가 직접 불렀다. 배역에 재대로 빠진 그녀가 애절함, 자기반성, 감정의 흔들림 등을 노래로 담았기에 귓가에 절로 맴돌게 된다. 오는 29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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