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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김준수·정선아…뮤지컬★ 생애 최고의 무대는?
입력 2014-05-26 10:14  | 수정 2014-05-26 14:3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뮤지컬 스타들이 꼽은 생애 최고의 무대는 뭘까?
1984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데뷔해 지금까지 명실상부 최고의 디바로 불리고 있는 ‘전설 박해미(50). 대학시절 ‘카르멘 불나비(나방)라는 별명을 지녔던 그녀는, 역시나 자신의 성향과 꼭 닮은 ‘카르멘을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로 꼽았다. 열정적인 여인의 모습,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음악들 때문이라고.
하지만 수없이 많은 무대에 선 그녀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은 바로 ‘각시품바라고 했다. 그 의미와 상징성, 구성의 질 때문. ‘품바는 각설이 패들의 유일한 안식처인 천사의 집을 배경으로 천장근이라는 역사적이고 전형적인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다. 막이 오르면 한바탕 진지하면서도 장난기어린 사설을 늘어놓으며 각설이가 등장한다. 한국적 뮤지컬의 기본이 되는 작품으로 국내 공연계에서 매우 의미 있는 무대로 통하기도 하다.
더군다나 박해미는 ‘각시품바를 통해 현재의 남편과 만났다. 그러니 더욱 기억에 남을 수밖에. 박해미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공연 당시 남편이 관객으로 왔다. 동생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사인을 해주면서 전화번호까지 알려줬다”며 근데 남편은 나와 결혼을 하겠다고 캐나다에서 이민 가방 하나만 들고 무작정 한국에 왔더라. 5년을 전쟁처럼 보냈다”고 했다.
이어 (당시) 호감은 갔지만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면서 결국엔 이런 남자는 어디에도 없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아이를 갖게 됐고 결혼 결심을 했다”고 무대에 얽힌 아름다운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뮤지컬 신 조승우는 예상대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해 준 ‘지킬앤하이드를 꼽았다. 매번 인터뷰를 통해 영화, 드라마 등 그 어떤 장르보다 무대를 사랑한다고 밝혀 온 그다.
그런 그는 인터뷰를 통해 어릴 적부터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고, 그 꿈의 시작은 바로 ‘돈키호테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조승우는 중학교 때 ‘돈키호테를 보면서 ‘저 무대에만 설 수 있다면 정말 하느님 열심히 믿겠다고 기도를 했을 만큼 감명을 받았었다”고 했다. 이어 실제 ‘맨 오브 라만차를 통해 그 꿈을 이뤘고, 스타 반열에 오르게 해 준 ‘지킬앤하이드를 통해서는 부와 명예를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카메라가 다소 인위적이라면 무대는 좀 다르다. 관객과 자연스럽게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주어진 시간동안 무대 장치 음악 등 다양한 요소를 동원해 극대화 시켜 이야기를 한다. 보다 생생한 표현이 가능한 총체적인 즐거움이 있다”고 무대의 매력을 설명했다.
스타 뮤지컬 음악감독이 박칼린은 그녀를 두고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오디션에서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이런 애가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나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이다.
당시 19세 고등학생 신분으로 뮤지컬 ‘렌트 오디션에 참가, 박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흥분시킨 주인공, 바로 정선아다.
탁월한 가창력에 나이답지 않은 연기력, 빼어난 미모를 지닌 그는 순식간의 무대의 대스타로 성장했다. 혜성처럼 뮤지컬계에 등장해 최고의 여배우로 입지를 굳힌 그녀가 꼽은 최고의 무대는 무엇일까.
그녀는 뮤지컬 ‘아이다를 지금까지의 출연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그리고 배역으로 꼽았다. 정선아는 ‘아이다의 암네리스는 정말 나완 잘 맞는다고 내내 느꼈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배우로서의 ‘깊이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줬다. 공연 중에 15번에 걸쳐 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쉬는 틈이 없이 계속 무대에 서 있어야 한다. ‘원 톱(One Top)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지만 좋아한다”면서 ‘아가씨와 건달들의 사라 역도 빼놓을 수 없다. ‘정선아가 저런 역도 잘 하는구나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 두 역할 모두 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조승우를 잇는 차세대 스타 김준수는 어떨까? 무대에 설 때마다 뜨거운 티켓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그에게 가장 특별한 공연은 바로 ‘모짜르트다.
김준수는 최근작 뮤지컬 ‘디셈버 공연 당시 가진 인터뷰에서 ‘모짜르트는 가장 소중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한 때 나한테는 그 무대밖에 없었고 두려움만 가득했다”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노래 가사가 내 마음을 대변해 줬기 때문이다. 뱉고 싶은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황금별이 간접적으로 내 마음을 대변해줬다. 내 안의 답답함이나 억압돼 있던 것, 날 가두려고 했던 것에서 마음을 풀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황금별을 부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하고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풀었다. 매번 울었다”고 했다. 왜 하나의 사람으로 봐주지 않고, 동방신기의 시아준수로 보는지, 무대 위에서 나는 사람이라고 외치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끝으로 ‘여장의 신 김다현은 ‘헤드윅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 역시 최근 인터뷰를 통해 트렌스젠더가 실제로 돼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 캐릭터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다”고 했다.
이어 조용한 성격과 달리 무대 위에서는 열정이 표출된다”면서 공연을 하면 두 시간정도를 혼자 대사하고 노래하고 무대를 이끌어 가야한다.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한 ‘헤드윅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라며 장기 공연을 하다보면 무대에 올라가기 힘들 때가 있지만 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환호성을 들으면 또 힘이 생긴다”고 남다른 열정을 뽐냈다.
그래서일까. 김다현은 논의 중이던 드라마 주연까지 내던지고 ‘헤드윅 무대를 선택했다. 현재 출연 중인 연극 ‘M.버터플라이에 이어 올해 10주년을 맞은 ‘헤드윅 무대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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