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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역전? 토종타자들 반격 시작됐다
입력 2014-05-26 06:01 
5월 뜨거운 타격 페이스를 선보이며 각 레이스를 주도 하고 있는 토종 타자들. 시계 방향으로 김현수(두산), 박석민(삼성), 오재원(두산), 박병호(넥센)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토종타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외국인 타자들의 바람이 거셌던 4월을 지나 5월은 토종타자들의 선전이 눈부시다. 각종 타이틀을 석권하며 뜨거운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외인타자들의 선전도 여전하지만 이들의 활약상에 비하면 다소 초반 돌풍이 빛이 바랜 것도 사실. 어느덧 상당 부분 전세가 역전됐다. 토종타자들과 외인타자들의 선의의 경쟁 속에 화끈한 타고투저의 시즌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 ‘돌풍 외인 타자들의 4월
개막 이후 4월까지 외인타자들의 활약상은 눈부셨다. 각종 타이틀 상위권에 외인타자들이 상당수 자리를 차지했다.
초반 홈런 레이스는 외인타자들이 주도했다. 4월까지 홈런 1위 조쉬 벨(LG)을 시작으로 홈런 10걸 안에 5명의 타자가 이름을 올렸다. 호르헤 칸투(두산, 공동 2위) 에릭 테임즈(NC, 공동 2위),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공동 6위), 브렛 필(KIA, 공동 6위)이 그 주인공.
타점부문에서도 펠릭스 피에(한화, 공동 2위), 벨(4위) 테임즈(7위) 야마이코 나바로(공동 10위)등이 10걸 안에 들었다. 타율 부문도 히메네스(2위), 비니 로티노(넥센 3위), 필(5위)등 상위권을 외인타자들이 채웠다.
외인타자들의 효과는 분명했다. 이들은 중심타선에서 각 팀의 공격을 이끌며 뜨거운 4월을 보냈다. 한국인 타자들 역시 선전했지만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각종 타격 레이스의 초반 흐름을 주도한 것은 외인이었음을 부인 할 수 없었다.

▲ ‘반격 시작된 토종타자들의 5월 폭주
5월, 토종타자들의 폭주가 시작됐다. 외인 타자들은 꾸준히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4월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던 많은 토종타자들이 5월 엄청난 성적을 내고 있는 점이 더욱 인상적이다.
26일 오전 현재까지 5월 타율 10걸은 모조리 토종타자들이 채웠다. 타율 4할5푼9리의 오재원(두산)과 4할5푼2리의 나지완(KIA), 4할3푼3리 홍성흔(두산), 4할2푼4리 이진영(LG), 4할2푼2리 민병헌(두산)까지 5명의 타자가 4할을 훌쩍 넘긴 타율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19위의 나바로(0.338)가 외인 타자들 중 가장 순위가 높을 정도로 토종타자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총 34명의 타자가 5월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뜨거운 것도 인상적이다.
홈런 부분도 토종 타자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4월까지 각각 6홈런과 2홈런을 기록했던 박병호(넥센)와 박석민(삼성)은 5월 11개와 9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최형우(삼성)가 8개, 홍성흔이 7개, 나성범(NC)이 6개를 때리는 등 홈런 5걸을 토종타자들이 석권했다.
칸투, 히메네스, 필이 나란히 5개를 때려내며 여전한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같은 공동 6위에 해당되는 5홈런을 때려낸 토종 타자가 5명이 더 있을 정도. 토종 타자들의 홈런 페이스도 확실히 올라왔다.
타점 부문에서도 총 11명의 타자가 5월 현재까지 20타점 이상을 올리며 상위권(11명 공동 6위까지)에 이름을 올렸는데 히메네스, 칸투, 필이 자존심을 지켰다.
5월 확연히 부진한 벨과 부상으로 이탈했던 스캇과 로티노를 제외하면 나머지 타자들은 여전히 나름대로 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토종타자들의 상승세가 워낙 눈부신 상황이다.
▲ 전세역전. 하지만 아직 판단은 이르다
4월과 5월을 모두 합친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전세는 역전됐다. 상위권을 독식했던 외인타자들의 이름 순위가 상당히 내려갔거나 10걸 중에서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타율 10걸에는 히메네스(6위)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범위를 15위로 넓혀도 히메네스 뿐. 20위권까지 살펴야 로티노(16위), 피에(17위)가 있다.
안타 부문에서도 토종 타자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60안타를 이미 훌쩍 넘긴 타자들이 5명. 20위 안에 히메네스(19위)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홈런은 그나마 경합 중이다. 박병호가 17개로 2위 그룹과 6개 차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는 가운데 칸투가 11개로 4명의 토종타자들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고 필이 10개로 7위, 테임즈가 9개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벨이 8개에서 멈춰 좀처럼 홈런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바로도 7개(16위)로 상위권을 쫓고 있다.
타점은 김현수가 41타점으로 선두이며 히메네스(39타점)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피에도 38타점으로 민병헌, 이호준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칸투가 6위, 필이 8위로 선전하고 있다. 외인타자들은 타점에서만큼은 4월 활약에 더해 여전히 꾸준한 해결사 능력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토종타자들의 전세역전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 하지만 아직 판단은 이르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견해다. 현장의 한 코치는 외인타자들이 한 번의 견제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4월 적응 기간도 없이 곧바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외인타자들이지만 이제 습성이나 장단점이 상당 부분 파악됐다”며 돌풍이 살짝 꺾인 외인타자들의 5월을 분석했다.
이어 이 코치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올해 한국에 들어온 외인타자들의 타격 능력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른데다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다. 그들도 다시 적응기를 거치면 성적이 올라올 것이 분명하다. 특히 홈런에서는 외인타자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어찌 됐든 확실한 것은 이제 토종타자들과 외인타자들의 선의의 경쟁은 더 불이 붙었다는 점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뜨거운 레이스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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