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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공수겸장 완전체 포수 넘본다
입력 2014-05-24 08:37  | 수정 2014-05-24 09:03
23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9회초 2사 1, 2루 LG 박용택의 안타에 홈으로 향하던 1루주자 김용의가 SK 포수 이재원에게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사진=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현역시절 나보다 낫다.”
이만수 SK와이번스 감독은 박경완 SK 퓨처스 감독과 함께 역대 최고의 공수겸장의 포수로 꼽힌다. 그런 이 감독이 현역 시절 자신과 빗대어 향후 대한민국을 대표할 포수로 꼽은 이가 있다. 바로 최근 SK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원(27)이다.
프로야구에서 공수겸장의 포수는 가장 이상적인 존재로 꼽힌다. 매서운 공격능력과 탄탄한 수비능력을 모두 갖춘 완전체 포수는 나오기가 극히 어렵지만, 그런 포수는 팀 전력의 ‘+1이 아니라 몇 배의 상승전력이 된다. 포수가 야수 중에서 차지하고 있는 수비 비중은 매우 높아 ‘그라운드의 사령관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포수는 수비만 잘해도 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공격력마저 갖춘다면? 팀 타순에는 약점이 없어진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 타율 4할3푼6리를 기록하며 부동의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원은 이 감독의 극찬처럼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3일 인천 문학 LG트윈스전을 앞두고 이재원에 대해 질문을 받은 이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내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최고로 잘하고 있다”면서 블로킹, 포구, 투수 리드 등 포수로의 능력에서 부족함이 없다. 투수들을 격려하는 자세도 좋다”고 포수 이재원을 극찬했다.
이재원은 지난 16일과 17일 한화전서 선발 포수로 나선데 이어 주중 마산 NC와의 3연전서는 모두 선발 포수로 출장했다. 최근 연속해서 선발로 나서며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정상호를 포수 출장의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이 감독의 설명처럼 이재원은 포수로서 공수에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할3푼6리의 타율은 2위 오재원(3할9푼6리)와 차이 가 큰 선두이며, 출루율(4할7푼7리)과 장타율(6할6푼9리)은 모두 2위에 올라있다. 찬스에도 강하다. 득점권 타율 3할7푼1리를 기록하며 31타점을 쓸어담아 해결사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단연 SK의 공격의 중심을 잡고 있는 기둥이다.
수비능력도 기대 이상이다. 지난주 한화와의 주말 3연전 중 2경기서 탄탄한 수비능력을 선보이며 이 감독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해당 2연전서 이재원은 강력한 송구능력을 선보였다. 단 1개의 도루만을 허용했는데 17일 경기서는 이용규의 2루 도루를 매우 여유 있게 잡아내며 양 팀의 감독들은 물론 이를 지켜본 모든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재원의 강한 어깨 때문에 한화 타자들은 좀처럼 도루시도 자체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연속해서 마스크를 쓴 NC와의 3연전도 경기당 1개꼴을 조금 넘는 4개를 내줬다. 하지만 준족이 즐비한 NC를 상대로 나름대로 선방을 한 셈이었다.
투수들과의 호흡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성적도 좋다. 21일 조조 레이예스의 7이닝 2실점, 22일 로스 울프의 7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를 합작했다. 23일 군 제대 후 첫 선발로 나선 고효준이 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것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재원과의 호흡 문제라기보다는 실전 감각의 문제가 컸다.
일부 구단들을 제외하면 안정된 포수가 없어 포수난에 시달리는 것을 감안하면, 공격과 수비 모두 수준급 이상의 포수는 사치인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치를 부리다 못해, 그 이상도 충분히 꿈꿀 수 있는 든든한 재원을 보유한 SK다.
이 감독은 이런 이재원을 두고 한국야구에도 큰 힘이 될 만한 대형 포수 자원”이라고 평했다. 가파른 성장으로 공수겸장의 완전체 포수를 넘보고 있는 이재원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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