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확실한 투수 운용 지론을 갖고 있다. 철저한 시스템에 의한 마운드 운용이다. LG 부임 이후 투수 교체 타이밍은 한 박자 빨랐다. 망설임이 없었다.
양 감독은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투수 교체 타이밍은 감으로 하면 확률이 떨어진다. 가능하면 정해놓은 시스템으로 할 것”이라며 투수를 챙겨주려고 벤치에서 신경을 쓰면 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류제국에 대해 잘 던지고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빨리 첫 승을 해야 풀린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류제국은 올 시즌 8경기서 1승도 챙기지 못하고 2패를 떠안았다. 9경기 만에 선발승을 노리고 있었다.
냉철했던 양 감독이 흔들렸다. 류제국이기 때문이다.
류제국은 1회부터 타선의 지원을 두둑히 받고 시작했다. LG는 이병규(7번)의 3점 홈런을 포함해 1회초에만 5점을 뽑아냈다. LG의 압승이 예상된 경기였다.
그러나 류제국은 1회말 3점을 헌납했다. 첫 타자 조동화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도루를 허용했고, 1사 후 루크 스캇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이어진 2사 2루서 김강민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아 3-5로 쫓겼다.
LG 타선은 2회초 2점을 추가해 7-3으로 도망갔다. 류제국도 힘을 냈다. 2회 1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뒤 안정을 찾았다. 3, 4회 연속 삼자범퇴. 3회 1사 후 5타자 연속 삼진쇼를 펼쳤다. 첫 승에 대한 희망도 부푼 시점이었다.
그러나 첫 승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류제국은 5회초 난타를 당하며 흔들렸다. 선두타자 조동화의 3루타, 임훈의 적시 2루타로 추가 실점했다.
4-7로 쫓기자 LG 벤치가 움직였다. 양상문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LG 부임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순간이었다. 투수 교체는 아니었다. 양 감독은 류제국을 안정시킨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류제국은 스캇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결국 류제국은 이재원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3실점을 더했다. 6-7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무사 2루 역전 위기에 놓였으나 LG 벤치는 요지부동이었다.
양 감독은 5이닝 승리 요건을 채우기 위해 류제국을 믿고 맡겼다. 류제국은 김강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힘겹게 원아웃을 잡은 뒤 박정권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 첫 승 요건을 갖췄다. 류제국도 여기까지였다.
류제국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LG의 투수 운용은 확 달라졌다. 불펜이 바빠졌다. 6회초 유원상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진 뒤 7회초 신재웅을 올렸다. 신재웅이 선두타자 스캇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곧바로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동현이 나서 이재원을 병살로 잡아낸 뒤 김강민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양 감독의 교체 시스템이 적중했다.
LG는 7-6인 8회초 귀중한 추가점을 보탰다. 1사 후 김용의와 박용택의 연속 안타로 1, 3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절묘한 한 수가 나왔다. 오지환이 스퀴즈번트를 시도했고, 그 순간 김용의가 홈을 파고들었다. 1루수 박정권이 공을 놓치면서 주자는 모두 살았다. 박정권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추가점이 필요했던 LG의 작전이 SK 수비의 허를 찌른 결과였다.
8-6으로 점수를 벌린 LG는 8회말 이동현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필승조 역할을 해냈다. LG는 9회초 최경철과 박용택이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 10-6으로 달아났다. LG는 9회말 정찬헌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1, 2루 위기에 몰리면서 결국 마무리 봉중근까지 나섰다. 봉중근은 이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막아내 류제국의 첫 승을 지켜냈다.
류제국의 시즌 첫 승을 위한 눈물겨운 LG의 모험이자 팀워크였다. 그 뒤에는 지론을 깨면서까지 류제국의 첫 승을 이뤄낸 양상문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반면 SK는 2011년 10월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962일 만에 선발 등판한 고효준이 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쓰라린 패전투수가 됐다. 불펜을 총가동하며 끈질긴 추격을 펼친 SK는 결국 류제국을 상대로 1점의 벽을 넘지 못해 역전에 실패했다.
LG는 10-6으로 SK를 꺾고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하며 15승(25패1무)째를 올렸다. 반면 SK는 18승24패로 최하위 LG와의 승차가 2경기로 좁혀졌다.
[min@maekyung.com]
양 감독은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투수 교체 타이밍은 감으로 하면 확률이 떨어진다. 가능하면 정해놓은 시스템으로 할 것”이라며 투수를 챙겨주려고 벤치에서 신경을 쓰면 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류제국에 대해 잘 던지고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빨리 첫 승을 해야 풀린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류제국은 올 시즌 8경기서 1승도 챙기지 못하고 2패를 떠안았다. 9경기 만에 선발승을 노리고 있었다.
냉철했던 양 감독이 흔들렸다. 류제국이기 때문이다.
류제국은 1회부터 타선의 지원을 두둑히 받고 시작했다. LG는 이병규(7번)의 3점 홈런을 포함해 1회초에만 5점을 뽑아냈다. LG의 압승이 예상된 경기였다.
그러나 류제국은 1회말 3점을 헌납했다. 첫 타자 조동화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도루를 허용했고, 1사 후 루크 스캇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이어진 2사 2루서 김강민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아 3-5로 쫓겼다.
LG 타선은 2회초 2점을 추가해 7-3으로 도망갔다. 류제국도 힘을 냈다. 2회 1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뒤 안정을 찾았다. 3, 4회 연속 삼자범퇴. 3회 1사 후 5타자 연속 삼진쇼를 펼쳤다. 첫 승에 대한 희망도 부푼 시점이었다.
그러나 첫 승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류제국은 5회초 난타를 당하며 흔들렸다. 선두타자 조동화의 3루타, 임훈의 적시 2루타로 추가 실점했다.
4-7로 쫓기자 LG 벤치가 움직였다. 양상문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LG 부임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순간이었다. 투수 교체는 아니었다. 양 감독은 류제국을 안정시킨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류제국은 스캇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결국 류제국은 이재원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3실점을 더했다. 6-7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무사 2루 역전 위기에 놓였으나 LG 벤치는 요지부동이었다.
양 감독은 5이닝 승리 요건을 채우기 위해 류제국을 믿고 맡겼다. 류제국은 김강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힘겹게 원아웃을 잡은 뒤 박정권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 첫 승 요건을 갖췄다. 류제국도 여기까지였다.
류제국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LG의 투수 운용은 확 달라졌다. 불펜이 바빠졌다. 6회초 유원상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진 뒤 7회초 신재웅을 올렸다. 신재웅이 선두타자 스캇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곧바로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동현이 나서 이재원을 병살로 잡아낸 뒤 김강민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양 감독의 교체 시스템이 적중했다.
LG는 7-6인 8회초 귀중한 추가점을 보탰다. 1사 후 김용의와 박용택의 연속 안타로 1, 3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절묘한 한 수가 나왔다. 오지환이 스퀴즈번트를 시도했고, 그 순간 김용의가 홈을 파고들었다. 1루수 박정권이 공을 놓치면서 주자는 모두 살았다. 박정권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추가점이 필요했던 LG의 작전이 SK 수비의 허를 찌른 결과였다.
8-6으로 점수를 벌린 LG는 8회말 이동현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필승조 역할을 해냈다. LG는 9회초 최경철과 박용택이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 10-6으로 달아났다. LG는 9회말 정찬헌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1, 2루 위기에 몰리면서 결국 마무리 봉중근까지 나섰다. 봉중근은 이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막아내 류제국의 첫 승을 지켜냈다.
류제국의 시즌 첫 승을 위한 눈물겨운 LG의 모험이자 팀워크였다. 그 뒤에는 지론을 깨면서까지 류제국의 첫 승을 이뤄낸 양상문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23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전 연습을 지켜보는 LG 양상문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류제국은 이날 5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며 간절히 바랐던 1승을 9경기 만에 달성했다. 봉중근은 9세이브에 성공했고,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때려낸 이병규(7번)와 캡틴 이진영이 3타점씩을 기록하며 류제국의 첫 승을 완성시켰다. 3안타 경기를 한 박용택은 통산 22번째 2400루타를 기록했다.반면 SK는 2011년 10월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962일 만에 선발 등판한 고효준이 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쓰라린 패전투수가 됐다. 불펜을 총가동하며 끈질긴 추격을 펼친 SK는 결국 류제국을 상대로 1점의 벽을 넘지 못해 역전에 실패했다.
LG는 10-6으로 SK를 꺾고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하며 15승(25패1무)째를 올렸다. 반면 SK는 18승24패로 최하위 LG와의 승차가 2경기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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