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박스권에 강한 인덱스펀드 있다는데
입력 2014-05-23 15:48  | 수정 2014-05-23 19:08
"요새 잘나가는 인덱스펀드 없나요?"
어느 정도 관록이 쌓인 펀드투자자라면 이런 질문을 초보 투자자들의 우문(愚問)으로 치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덱스펀드 중에선 웬만한 액티브펀드를 상회하는 성과를 내는 펀드도 상당수다. 잘나가는 인덱스펀드를 찾기 위해선 어떤 벤치마크(추종 지수)를 쓰는지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부바이오헬스케어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81%로 국내주식형 인덱스펀드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로우볼인덱스펀드(3.95%), 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펀드(3.70%), 미래에셋중형주인덱스펀드(2.29%) 등 박스권 장세에서도 성과가 우수한 인덱스펀드가 상당수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는 0.2% 상승하는 데 그치고, 인덱스펀드들의 대표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코스피200지수가 0.3% 하락한 상황에서도 이 펀드들은 이와 무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시장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액티브펀드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가치투자기법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B중소형주포커스펀드와 신영마라톤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66%, 3.95%씩으로 잘나가는 인덱스펀드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코스피가 1900~2000 박스권에 갇힌 여파로 전체적 인덱스펀드 성과는 좋지 않다. 실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98개 인덱스펀드의 평균 수익률(연초 이후)은 -0.99%에 불과하고,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34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도 -0.26%로 저조하다.
이처럼 인덱스 투자 기법에 불리한 장세 속에서도 일부 인덱스펀드가 쾌조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이 펀드들이 추종하는 벤치마크에는 일종의 가치투자전략이나 변동성 대응 전략 등이 가미돼 있어 증시 침체 국면에 대한 대응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4%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 중인 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펀드의 벤치마크인 MKF중소형지수는 가치투자 기법이 가미된 경우다. 이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제외한 400개 중형주 중 저평가된 종목 200개를 선별해 지수를 구성한다.
주가수익비율(PER) 같은 기존 가치평가지표를 사용하기보단 회사의 매출, 순자산, 현금흐름 규모 등을 수렴한 지표 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을 찾는다.
장항진 유리자산운용 본부장은 "추종하는 인덱스가 일종의 가치투자 콘셉트로 구성돼 있어 현재와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성과가 좋은 미래에셋로우볼인덱스펀드도 에프앤가이드저변동성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지수는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중 과거 5년간 수익률 변동성이 낮은 종목 40개를 선별해 산출된다. 변동성이란 일정 기간 종목 가격이 변동하는 정도로 저변동성 종목일 경우 장기수익률이 우수하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부문 대표는 "로볼 전략은 최근 선진시장에서 각광받는 기법으로 작은 위험을 부담하면서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유망한 업종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박스권 장세의 인덱스 투자전략 중 하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에 육박하는 동부바이오헬스케어펀드는 우량 바이오헬스 종목으로 구성된 MKF제약&바이오지수를 추종하고 있는데 이 지수는 최근 바이오산업 강세에 힘입어 지난 1년간 작년 12월을 제외하곤 항상 코스피200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 <용어설명>
▷ 인덱스펀드 : 주가지수 움직임과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펀드. 코스피200지수가 벤치마크로 많이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새롭게 개발된 지수들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 액티브펀드 : 적극적인 운용 전략으로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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