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똘똘한 중소형 지주사 `고속질주`
입력 2014-05-21 17:36 
'자식 잘 둔 덕분에….'
실적이 뛰어난 자회사를 둔 중소형 지주사들 주가가 쉼 없이 오르고 있다. 21일 대상홀딩스 주가는 1월 말 대비 무려 87.1%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진양홀딩스는 74.4%, AK홀딩스는 57.4% 올랐다. 티웨이홀딩스와 풀무원도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앞서 2월 중소형 지주사들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상승 랠리를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당수 지주사들 주가가 지난달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최근에 오르는 지주사들은 시장의 '옥석 가리기'에서 살아남은 셈이다.
대상홀딩스의 경우 연결 매출액의 90%를 차지하는 대표 자회사 대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장류와 냉동식품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환율 하락으로 전분당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상은 작년에 수익구조가 한 단계 높아져 올해 추가 이익 성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해마다 안정적으로 실적이 향상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진양홀딩스의 주가 상승은 진양화학, 진양산업, 진양폴리우레탄 등 10개 자회사들의 실적이 탄탄하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진양홀딩스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4%나 급증했을 정도다. 해마다 5~6%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배당을 해온 점도 매력적이다.
AK홀딩스와 티웨이홀딩스는 저가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을 각각 자회사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주목을 받아왔다. AK홀딩스는 올해 제주항공이 비행기 추가 도입으로 인한 비용 증가라는 악재를 맞았다. 하지만 '트리오'로 유명한 애경그룹의 모태 애경산업이 올해 2분기 실적부터 연결돼 이 같은 악재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풀무원은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고 있다. 풀무원은 두부ㆍ나물 등을 파는 풀무원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파는 풀무원건강생활, 급식 사업을 하는 이씨엠디 등 비상장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영업이익 절반을 차지하는 풀무원식품의 올해 실적이 마케팅 부담 완화와 원가 안정 등으로 괜찮아지리란 예상이 나온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지난해 8월 탄생한 한진칼은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올 들어 주가가 45.7%나 올랐다. 한진해운의 그룹 재편입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끊고 진정한 지주사로 거듭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오히려 호재가 됐다. 현재 자회사들이 하고 있는 주요 사업인 저가항공(진에어)-여행ㆍ레저(토파스여행정보, 한진관광, 제동레저, 정석기업)-호텔(칼호텔네트워크) 등 밸류체인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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