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안 기름유출 당진·서천 피해주민 소송 4건 모두 기각
입력 2014-05-21 14:59 

법원이 지난 2007년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 인근 당진 지역 어민들은 기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이 사정재판 때 양식업의 피해를 22억 원으로 인정했지만 이번 재판에서는 피해액을 '0원'으로 산정한 셈이어서 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민사7부는 21일 허베이스피리트사가 지난해 1월 사정재판에서 피해금액 22억원을 인정받은 충남 당진시 송산면 가곡어촌계 소속 어민 27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민사소송 선고공판에서 "채권자들의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름유출 사고 후 당진지역에서 발견된 기름은 용무치 해안과 대난지도 등에서 타르볼 형태로 발견된 12㎏에 불과하며, 이 역시 사고 후 2~3개월이 지난 뒤에 발견돼 유조선에서 나온 기름인 지 여부가 의문"이라며 "이 정도의 기름으로 수산자원이 감소했다고 볼 수 없고, 손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사정재판에서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당진지역 어민 4500여명이 허베이스피리트사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소송에서 사정재판과 마찬가지로 피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민들은 사고 후 조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진지역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조업제한 조치가 없었던 만큼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산지원 민사6부도 이날 사정재판에서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서천지역 맨손어업 어민 이모씨가 유조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1월 사정재판을 통해 기름 유출 사고에 따른 피해금액을 주민 직접피해 4138억 원, 해양 복원사업에 사용된 비용 등 정부와 지자체 채권액 2174억 원, 방제비용 1029억 원 등 모두 7341억 원에 달한다고 결정했다.
서해안유류피해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같은 법원에서 이뤄진 사정재판 결과와 이의소송 결과가 다른 데 대해 당혹스럽다"며 "앞으로도 유사한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오늘 선고된 사례는 당진 가곡어촌계를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 사정재판에서 피해사실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라며 "핵심 피해지역인 태안지역에 대한 재판결과는 이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판결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 보상과 관련해 서산지원에서 진행 중인 12만2000여건의 소송 중 판결을 통해 대규모 피해주민의 피해 여부와 규모가 가려진 첫 선고다. 앞으로 화해 권고나 소 취하 등으로 결론이 난 2만7000여건을 제외한 9만여건의 1심 소송 결과가 연말까지 나올 전망이다.
[서산 = 조한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