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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그때 그 가수] 송지영 “기회 된다면 에코로 다시 뭉치고 싶어”
입력 2014-05-21 11:23 
이 가수를 기억하십니까?”
그때 그 시절, 가요계에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반짝 스타로 사라진 가수들. 혹은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돌연 대중들의 곁에서 사라진 이들의 발자취를 쫓는다. 사라진 것들의 그리움에 대하여… <편집자 주>


[MBN스타 박정선 기자]

‘몇 번인가 이별을 경험하고서 널 만났지 그래서 더 시작이 두려운지도 몰라 - 에코 ‘행복한 나를 가사 中

‘행복한 나를은 지난 1997년 발매됐다. 무려 17년이나 흘렀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노래방에서는 ‘행복한 나를의 멜로디가 울려퍼지고, 지금의 젊은 세대들도 대다수 이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만 남았을 뿐, 우리의 기억 속에 에코 멤버들의 얼굴은 사라졌다. 방송 활동이 없었을 뿐더러, 2000년 이후 음반 작업 또한 이뤄지지 않았으니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비록 대중들에게는 잊혀진 가수지만, 에코라는 그룹을 만들고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했던 멤버 송지영을 통해 들은 에코는 여전히 음악에 대한 뜻을 품고 있으며,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꿈을 실어주고 있었다.

◇ 에코 히트곡 ‘행복한 나를 성에 안 찼다”

에코의 송지영은 알려진 것과 달리 1996년 에코 1집 이전에 1989년 솔로 옴니버스 앨범 ‘푼수들로 데뷔했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한 방향과 맞지 않아 과감히 앨범을 접고 직접 팀을 꾸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색은 다른데 노래가 모두 가능한 보컬그룹을 만들고 싶었어요. 당시에 댄스가수 아니면, 음악적으로 여자들이 모여 있는 그룹은 없었거든요. 세 명 모두 색깔은 다르지만, 그들이 모여 하나의 색을 낼 수 있는 그룹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그녀는 결심을 바로 실행에 옮겼다. 2년여 간의 오디션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났다. 그 와중에 찾아낸 사람이 신지선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한 노래방에서 성사됐다. 오디션을 위해 간 그 곳에서 신지선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노래방에서 신지선을 만났어요.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서 화장실로 불렀어요. 당시에 굉장히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때는 삐삐 시절이었는데 번호를 주고 1주일 후에 연락을 받았어요. 그리고 지금의 서울예대에 다니는 학생을 소개받았는데 그게 바로 김정애였죠. 김정애도 보자마자 느낌이 왔어요. 당시 그 친구는 굉장히 폐쇄적인 아이였는데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결성된 세 명의 멤버들은 무작정 녹음에 돌입했고, 뮤직디자인이라는 소속사에 찾아가 계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송지영은 첫 앨범에 대해 조금 앞서갔다”고 평했다. 이에 다음 앨범은 소속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발매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행복한 나를이 수록된 앨범이다.

프로듀서 박근태를 영입해 ‘행복한 나를이 나왔어요.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죠. 그 당시에 정말 앨범이 많이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잊혀질만 하면 리메이크곡이 나오고, 아직도 저작권료를 받고 있는 걸 보면 엄청났던 거죠. 지금도 그 덕에 먹고 살아요(웃음). 음악차트에 가장 오래 머물러 있던 곡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어린 친구들이 그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할 따름이에요.”

그런데 당시에는 ‘행복한 나를도 성에 안찼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려서 그랬던 것 같지만 듣고 싶지도 않았어요. 내가 원하는 만큼의 수준까지 부르지 못해서였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당시 제 역량이 그 정도 밖에 안 돼서 그랬던 건데 말이죠(웃음).”

이후 발매된 3집 타이틀곡 ‘마지막 사랑도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신지선이 결혼을 하면서 팀에서 탈퇴하고 조주은을 영입했다. 하지만 팀의 색깔과 맞지 않다고 느끼던 차에 건강상의 문제로 4집 녹음을 끝으로 에코의 앨범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멤버를 다시 뽑는 걸 원치 않았어요. 사실 저는 폐쇄적인 사람이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김정애랑 둘이 활동을 하려고 녹음을 했는데 안 되겠더라고요. 그냥 신지선을 기다려보자는 마음에서 휴식기를 가진 거죠.”


◇ 가르침을 통해 음악이 더 간절해졌다”

휴식기를 갖게 된 송지영은 종교 활동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에 그녀에게 중부대학교 교수 자리 제안이 들어왔고, 2006년부터 출강하게 됐다. 송지영은 가르침을 통해 음악에 대한 열정을 더욱 키웠다.

학생과 제자의 관계를 넘어서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났어요. 마음을 열고.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고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는 거죠. 저도 학생들을 통해서 열정을 배웠고, 그 친구들도 나를 친구로 생각해주면서 졸업하고 지금까지 연락이 와요.”

중부대 출강을 계기로 그녀는 지금까지 경북예고, 서울 실용음악학교 등에 출강하며 학생들의 꿈을 위해 가르침을 계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TS 라디오에서 사연을 소개하기도 하고, 성가대에서 지휘를 하면서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에코 멤버인 김정애 역시 교단에 서 있다. 또 신지선은 육아에 열중하고 있다.

◇ 기회 된다면 에코로 다시 한 번 뭉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에코로 다시 한 번 뭉치고 싶어요. 음악적인 열정은 아직도 넘쳐나니까요. 방송 활동 보다는 그저 좋은 곡을 만나서 음원을 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몇 차례 제의가 오긴 했는데 그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 ‘행복한 나를의 후속 같은 느낌을 원하잖아요. 우린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송지영은 전 멤버인 신지선에게 에코로 함께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육아에 전념하고 있던 신지선은 불가피하게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최근에 신지선은 무서워서 못 하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했을 정도다.

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우리가 워낙 폐쇄적인 친구들끼리 모여서 다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좋은 곡이 있으면 정말 다시 하고 싶어요. OST 같은 경우는 앨범 활동 없이 음악만 하면 되는 거니까 가능하지 않을까요?(웃음) 기회만 된다면 받아들일 거예요. 좋은 곡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셨으면 좋겠어요. 조만간 조은 소식으로 찾아뵐게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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