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 살인사건, 배관공으로 위장해 전 여친 부모 살해…여친 8시간 감금
입력 2014-05-21 10:01  | 수정 2014-05-21 10:11
대구 살인사건/ 사진=대구 살인사건, MBN
대구 살인사건, 배관공으로 위장해 전 여친 부모 살해…여친 8시간 감금

대구 살인사건

"딸과 헤어지라"는 말에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 아파트를 찾아가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20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범행 직후 술을 마시며 홀로 아파트에 머물다가 귀가한 전 여자친구를 8시간 가량 감금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자신의 부모가 무참히 살해된 현장에서 전 남자친구와 마주한 채 장시간 공포에 떨었던 피해 여성은 탈출을 위해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렸다가 오른쪽 골반 등을 다쳤습니다.

경찰은 "범인은 계획적으로 전 여자친구 부모를 살해했다"며 "검거 직후에도 여전히 만취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20일 오전 9시 20분쯤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아파트 4층에서 권 모 씨 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보다 10분 앞서 맨발에 반바지 차림을 한 권 씨의 딸이 아파트 화단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경찰은 "누군가 아파트 4층에서 떨어진 것 같다는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됐다"며 "부상자 신원을 확인한 뒤 집에 가보니 권 씨 부부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 분석을 통해 딸 권 씨의 대학교 동아리 선배 장 모 씨가 오전 9시 18분쯤 피가 묻은 헝겊으로 오른손을 감싼 채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용의자 특정 후 검거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후 1시쯤 경북 경산시내 자신의 방에 숨어 있던 장 씨를 붙잡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직후 피의자 장 씨가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와 피해 여성 권 씨는 지난 2~4월 2개월 간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 씨가 술을 마시고 여자 친구를 때리는 일이 잦자 권 씨 부모는 경북 상주에 살고 있는 장 씨 부모를 찾아가 "아들과 우리 딸이 만나지 못하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여자 친구와 헤어진 장 씨는 앙심을 품어오다가 지난 19일 전 여자친구 권 씨가 살고 있는 달서구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오후 5시 30분쯤 배관수리공 행세를 하며 권 씨 집 안으로 들어간 장 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화장실과 현관 등에서 옛 여자친구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한차례 살펴본 후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며 "피해 여성 부모는 배관수리공이라는 말에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범행 후 장 씨는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집안에 있는 술을 마시며 전 여자친구 권 씨가 돌아오길 기다렸습니다.

권 씨는 20일 오전 0시 30분쯤 집으로 돌아왔고 이후 8시간 가량 감금됐다가 오전 9시쯤 탈출을 위해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푸른색 마스크에 모자를 푹 눌러 쓴 장 씨는 살해 동기 등을 묻는 질문에 계속해서 "죄송하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만 되풀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장 씨를 상대로 더욱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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