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운용사 CIO가 본 증시 3대 이슈
입력 2014-05-18 17:33  | 수정 2014-05-18 20:02
국내 증시가 지난주 외국인의 강력한 순매수로 연중 신고점을 연거푸 경신했다. 증권가의 관심은 과연 이번에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이냐로 쏠리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송성엽 KB자산운용 전무,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상무,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 등 4인의 주요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상대로 외국인 매수, 펀드 매물, 대형주와 중소형주 등 증시의 3대 쟁점에 대한 투자 전략을 물었다.
CIO들은 최근 외국인 매수의 원인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신흥시장으로의 글로벌 펀드 자금 유입 및 중국에 대한 우려 완화에서 찾았다.
수출 등 국내 경기지표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고 2분기 이후 기업 실적 개선이 보다 뚜렷해질 경우 자금 유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채원 부사장은 "미국 테슬라나 구글 트위터 등 신경제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글로벌 자금이 한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비중을 기계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유입 강도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회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승준 상무는 "5월 연휴 직후 발표된 중국 4월 수출입 지표가 비교적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고,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기업 이익이 살아난다면 국내 증시 매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아직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대해 추세적인 순매수로 돌아섰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송성엽 전무는 "현재 외국인 매수 대부분이 프로그램 매수로 외국인 입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을 때마다 쏟아지는 펀드 환매 물량의 해소 여부도 최근 시장의 주요 쟁점이다. 시장 수급을 분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상당수가 2000선 전후 매물이 대부분 소화됐다고 얘기하지만,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또다시 3000억원이 넘는 투신권 순매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CIO들은 1950~2000 사이 펀드 환매 물량이 거의 소화됐지만 2000~2050, 이어 2050~2100까지 상승하는 마디마다 환매가 지속적으로 지수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일치된 견해를 내놨다.
김태홍 대표는 "코스피가 이미 여러 차례 2000선을 넘나들면서 펀드 환매가 꽤 많이 해소된 건 사실이지만 2050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또다시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 전무도 "1950~2000 사이 매물은 많이 해소됐지만 2000 이상에서는 환매 매물이 아직 더 남았고, 2050~2100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매물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주 부활이냐, 중소형주 강세 지속이냐 논란에 대해 CIO들은 대체로 5월 이후 부각되고 있는 대형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의 프리미엄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라며 "고평가된 중소형주 비중을 줄이고 대형주 위주로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망 종목으로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된 삼성전자와 현대차, 자산주로서 저평가 매력이 높은 한국전력과 지주회사 등을 꼽았다.
이 상무는 "대형주의 상대적인 강세 속에서 저평가 매력이 높은 종목 위주의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철강 화학 건설 등 저평가된 경기민감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처럼 인터넷 및 게임 관련 종목의 수익률이 꾸준히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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