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의 주력 제품 '스티렌'이 건강보험 급여 제한 조치를 받았으나 기업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급여제한 조치가 일부 적응증으로 한정되는데다가 재등재 가능성도 남아있어 실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급여제한 조치로 인한 동아에스티의 실적 감소분은 스티렌의 매출 중 30% 정도로 지난해 기준 약 19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스티렌 전체 매출 633억원 중 30%만이 급여제한에 해당하는 위염 예방의 용도로 처방됐기 때문이다.
당초 스티렌은 '급성·만성 위염의 치료'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하 NSAID) 투여로 인한 위염 예방'이라는 치료와 예방 모두에 처방됐다. 그러나 지난 1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급여제한 결정으로 인해 다음달 1일 부터는 위염 예방 적응증으로 처방될 경우에는 건강보험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제한 조치가 실제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기업의 핵심 성장동력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전날 일제히 동아에스티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를 유지했다.
다음달 슈퍼박테리아 항생제(시벡스트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가 기대되는 등 파이프라인 모멘텀이 유효하고, 스티렌의 급여재등재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평가에서다.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는 지난 3월 미국 FDA 항생제 자문위원회로부터 만장일치로 허가를 지지받는 등 해외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섰다. 하반기 신약 허가 이후 내년부터 본격 시판되면 경상로열티의 유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글로벌 신약 슈퍼항생제의 승인이 임박한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티렌의 경우 급여가 재등재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3월 스티렌의 임상시험을 완료했으며 지난달에는 유용성을 입증한 최종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다음달 대한약학회지에 이같은 스티렌의 임상시험 결과 논문도 게재될 예정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급여 삭제 후 재등재까지 약 3~6개월 정도의 매출 감소분 50억~100억원 정도"라며 "불확실성은 높아졌으나 회사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 전체의 성장성은 유효하더라도 약품비 환수에 따른 재무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환수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지난 3년간 스티렌 처방 실적 중 30%에 해당하는 6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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