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상기후에 쑥쑥 자라는 농산물株
입력 2014-05-14 17:39 
수년 전부터 농산물 공급 부족으로 인한 물가상승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을 주장해 온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예언이 올 들어 현실화하면서 농산물 관련 주식ㆍ상장지수펀드(ETF)ㆍ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농산물 가격은 2012년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장기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2월부터 '이상'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소맥(밀) 가격은 2월 말 부셸당 580센트에서 최근 820센트를 웃돌아 석 달 새 40%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옥수수는 14%, 대두(콩)도 12%나 올랐다.
북미 지역에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면서 파종이 늦춰지리란 예상이 나온 데다 옥수수와 밀 수출량에서 각각 세계 3, 6위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수급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 올해 전 지구적으로 건조한 기후, 하반기 엘니뇨 현상 발생 가능성, 달러 가치 변화가 상품 선물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 때문에 곡물가격 변동성이 지속된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농산물 관련 투자자들은 대박을 냈다. S&P GSCI 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삼성 KODEX콩선물 ETF는 2월 이후 18.6% 상승했다. 밀, 옥수수, 대두, 설탕 가격을 바탕으로 구성된 S&P GSCI 농산물가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미래에셋 TIGER농산물선물 ETF도 16.9% 올랐다.
날씨가 궂을수록 비료 수요가 늘어나리란 전망 때문에 비료주(株)들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국내 최대 비료 생산업체 남해화학은 2월 이후 28.8%나 급등했다.
밀ㆍ옥수수ㆍ콩 등 3대 작물을 비롯해 면화ㆍ설탕ㆍ커피ㆍ코코아 등 20여 개 상품에 투자하는 농산물펀드의 수익률도 다른 펀드의 수익률보다 훨씬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개 주요 농산물펀드의 평균 3개월 수익률은 10.93%에 달한다. 원자재, 인프라스트럭처, 정보기술(IT), 녹색성장 등 테마형 펀드 수익률이 2%대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44%였다. 최근 주목받는 펀드인 가치주 펀드와 배당주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각각 3.34%, 4.33%였고, 롱숏펀드는 0.25%에 불과했다.
반면 농산물이 원료가 되는 음식료주(株) 투자에 주의하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곡물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MB정부의 생필품 물가 관리 방식이 재현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곡물과 식료품 가격 급등이 가장 심했던 2007~2008년 동안 세계 음식료 가격지수는 58% 상승했지만 국내 가공식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0%대 초반 상승에 그친 바 있다.
[조시영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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