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큰손 유커! 한국서 카드씀씀이 83%↑
입력 2014-05-14 17:33 
지난해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 중 절반 가까이는 '왕서방' 돈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 국내 씀씀이는 1년 전보다 크게 늘었고, 러시아인들 소비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신한카드가 공동으로 내놓은 '2013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사용 지출액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은 국내에서 약 7조8000억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신한카드가 국내에서 사용된 비자ㆍ마스터ㆍ은련ㆍJCB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 카드사 지출 자료까지 수집ㆍ분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인이 카드로 결제한 액수는 3조8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사용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1%에 달한다. 일본(18.5%), 미국(9.5%), 홍콩(3.1%) 등이 뒤를 잇고 있지만 절대적 비중 차이가 크다.
중국인들 국내 소비는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 국내 지출은 전년 대비 무려 82.7% 증가해 전체 외국인 평균 증가율(23.8%)을 압도했다. 중국인들은 전체 지출에서 절반 가까운 1조8500억원을 쇼핑에 쏟아부었고, 숙박에도 9700억원을 썼다. 이 밖에 음식, 병원, 스포츠, 문화체험 등 업종에서도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최고 80배 넘는 돈을 지불했다.

박창훈 신한카드 빅데이터 마케팅팀 부장은 "중국인들은 스포츠ㆍ문화 등 체험을 중시하는 자유여행객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과 업종에서 소비를 하고 있다"며 "의료 부문과 가전 구매 등에서는 고액 결제 성향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돈을 덜 쓴 국가는 일본뿐이었다. 지난해 1조4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감소했다.
조사를 통해 나타난 특이점 중 하나는 러시아인들 국내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러시아인들은 한국에서 1489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대비 24.7% 늘어난 수치로, 외국인 평균 증가율보다 높았다.
러시아인들은 소비 패턴 면에서도 차별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른 나라가 쇼핑이나 숙박에 주로 돈을 쓰는 동안 러시아는 병원 업종에 40% 가까이 집중했다. 한 카드사 사장은 "이미 태국에선 중국인을 넘어섰을 만큼 러시아 관광객 수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러시아인들이 한국을 찾는 주 목적은 의료 관광과 고가 전자제품 구매"라고 귀띔했다.
사용 부문별로는 관광이 5조7000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스포츠와 의료도 각각 103.2%, 60.1%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스포츠 업종 내에서도 중국인들로 북적댄 실외골프장에 지출한 돈이 1년 사이 149.9% 급증했으며, 의료 업종에서는 중국인들이 주로 찾은 성형외과와 러시아인들이 몰린 종합병원 지출 증가세가 가장 높았다.
[이유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