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약사 미국 화이자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영국 2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CEO)가 화이자와 합병할 경우 신약 개발 등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거듭해 밝혔다.
소리오 CEO는 13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산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화이자와의 합병으로 경영의 불안정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화이자의 인수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절세와 비용절감 전략에 휘말려 의약품 개발이 제때에 이뤄지지 못하면 환자의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합병 부작용도 강조했다.
소리오 CEO는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은 누군가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화이자가 본부 기능 일부를 뉴욕에 두고 영국으로 이전하면 의사결정 지연 등 경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인수를 제안한 화이자의 이언 리드 CEO도 참석했다. 그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두 기업의 합병이 필요하다며 합병 당위론을 펼쳤다.
리드 CEO는 "두 제약업체의 합병은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합병으로 상당한 고용창출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인수 조건으로 제시한 영국 내 고용 유지와 신규 투자 등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화이자가 기업사냥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난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영국 노조 대표들은 화이자가 지난 2005년 이후 6만5000명을 감원한 전력을 들어 고용보장 약속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화이자는 최근 1065억달러(약 109조원)에 아스트라제네카 인수 의향을 공개한 것에 이어 이날 영국 하원에 최고경영자가 출석해 합병 논리를 적극적으로 개진한 바 있다. 리드 CEO는 14일에는 하원 과학기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청문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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