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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A급 회사채 기관수요 폭발 지속될까
입력 2014-05-13 11:32  | 수정 2014-05-13 13:05

[본 기사는 05월 09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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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화건설(신용등급 A) 회사채 수요예측 이후 실시된 A급 기업 수요예측 8건 가운데 미매각이 발생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8개 기업의 총 모집액 6800억원에 몰린 기관 투자자 수요는 1조8300억원으로 단순경쟁률이 2.7대 1에 육박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A급 회사채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가 잇달아 감지되고 있다. A급 회사채 발행량 증가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면서 수요예측 참여비율이 2개월 연속 20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발행된 A급 기업의 회사채 규모는 85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4.8% 증가했다. 3월 발행량이 2월 보다 소폭 감소하면서 A급 회사채 발행량이 꺾이는 듯했으나 지난달 들어 발행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A등급군에 속한 기업들이 공모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게 된 배경에는 기관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있었다. 4월 기관의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1조7200억원으로 참여비율이 202.5%에 달했다. 같은 기간 AA급 이상 우량채의 수요예측 참여비율은 191.1%로 A급에 미치지 못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 회사채를 보다 선호한 것이다.
A급 회사채에 대한 기관수요 폭발 배경은 '고금리' 매력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AA급 이상 우량채의 스프레드(가산금리)가 국고채 금리에 가깝게 축소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로 기관 수요가 쏠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A급 회사채 발행량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1개 발행사를 제외한 모든 기업들이 '오버부킹'을 기록했다"며 "시장 상황에 큰 변화가 없으면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5월 이후 A급 이하 회사채 만기 규모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줄어들지만 6~7월에 걸쳐 LS전선, SKC, 넥센타이어, SK케미칼 등 A급 기업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차환 수요는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이 양극화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며 투자자들에게 선별적 접근을 주문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여건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수요예측 제도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관 수요가 높은 A급 회사채는 대부분 대기업 계열 또는 내수업종에 속한 A급 업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IB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성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이 한정되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에서 외면 당하는 비우량 기업들은 경기 침체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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