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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현 떠나지 못하게 한 김기태의 한 마디
입력 2014-05-12 15:39 
LG 트윈스 조계현 수석코치가 12일 2군 감독으로 선임됐다. 구단에 사퇴 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했던 조 수석코치가 팀에 잔류한 이유는 김기태 전 감독의 한 마디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완강하게 사퇴를 고집했던 조계현(50) 1군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잔류했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왜 떠나지 못했을까. 그 뒤에는 김기태 전 LG 감독의 한 마디가 있었다.
양상문 신임 감독 체제로 돌아선 LG가 12일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 외부인사 없이 1군과 2군 코치진 6명이 자리를 맞바꿨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조계현 수석코치의 보직. 조 수석코치는 이미 김기태 전 감독이 자진 사퇴를 표명했을 때 사퇴 의사를 강력하게 구단에 통보했고 감독대행을 고사한 채 후임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 책임을 다했다. 이후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조 수석코치는 이날 양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2군 감독으로 잔류하기로 한 것. 속사정이 있었다.
양 감독은 조 수석코치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2군 감독을 제안했다. 사실상 강요에 가까웠다. 양 감독은 2군 감독은 조계현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며 떠나면 팀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다.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구단도 조 수석코치에게 2군 감독을 맡아달라고 끊임없이 구애의 손길을 뻗었다.
흔들리지 않던 조 수석코치가 정작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김기태 전 감독과의 전화통화 뒤였다.

현재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는 김 전 감독은 조 수석코치에게 형님 무조건 남아 계셔야 합니다. 이건 감독으로서 명령입니다”라고 말했다. 조 수석코치는 이젠 감독이 아니지 않냐? 왜 감독님은 내 말을 안 들어줬냐”라며 핀잔을 주며 끝까지 사퇴를 고집하다 결국 김 전 감독의 마지막 당부에 마음을 돌렸다.
김 전 감독은 자진 사퇴를 했을 때부터 조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아서 팀을 이끌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조 수석코치는 감독대행을 고사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의리와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
조 수석코치는 난 김기태가 불러서 온 사람이다. 인간적으로 의리적으로 감독대행을 맡을 수 없었다. 그래서 사퇴를 하겠다고 했던 것”이라며 그때도 김기태 감독이 감독대행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해서 팀에 남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감독대행이 아닌 수석코치를 고집했던 이유는 선수단이 동요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원래 있던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선수단이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남은 계약기간 동안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고 맞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조계현 수석코치는 김기태 전 감독의 한 마디에 팀에 남았다. 그것이 전 감독에 대한 의리라고 판단했다. 조 수석코치는 이미 내가 팀을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다시 남아 비난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내가 안고 가야할 문제”라며 지금 내가 남는 것이 김기태 감독과의 의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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