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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회사채 시장 `봄바람` 확산
입력 2014-05-09 11:38 

[본 기사는 05월 07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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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이 BBB+인 기업이 기관 투자자들의 초과수요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금액을 늘린 것을 기업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사실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의 투심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용등급이 BBB+인 AJ네트웍스는 최근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410억원의 기관 투자자 수요가 접수됐다. AJ네트웍스는 기관의 요청에 따라 유효금리밴드 안으로 들어온 410억원 전량을 발행키로 결정했다.
이처럼 AA급 이상 우량채에 집중됐던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A급 이하 회사채로 분산되는 모습이 4월 이후 확연하게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사채 시장이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 회복과 함께 최악을 지나 개선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7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4월 A등급군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기에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 모집 총액은 9300억원으로 같은 기간 A등급 회사채 수요예측에 몰린 기관의 유효수요는 모집액의 2배에 달하는 1조8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진행된 9건의 A급 회사채 수요예측 가운데 취약업종에 속한 한화건설(신용등급 A)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모집금액을 초과하는 수요를 끌어모았다. 한화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A급 기업들의 수요예측 결과만 놓고 보면 총 유효경쟁률은 2.7대 1로 치솟는다.
올해 회사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특수채(공사채) 감소로 인해 기관 수요가 우량 회사채로 전이됐기 때문이다. 또한 AA급 이상 회사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우량채 스프레드(가산금리)가 축소돼 금리매력이 떨어졌고 연초 이후 국고채 금리 흐름이 지지부진하면서 절대금리가 높은 A급으로 기관이 눈을 돌린 것도 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2012년 수요예측 도입 이후 가장 뜨거운 수요예측 시장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비해 투자할 만한 발행물이 모자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이 A급 회사채에 유리하게 흐르면서 일부 증권사에서는 A급 회사채 추천 리포트까지 내놨다. 최근 현대증권은 A급 회사채의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유통시장에서 단기물 중심의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현대다이모스, 대상, 세아베스틸 등 7개 기업을 추천했다.
하이일드펀드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BBB급 회사채 발행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총 7개사 8종으로 전체 운용규모는 4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출시된 한국채권투자자문의 일임형 하이일드펀드 운용규모는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하이일드펀드를 출시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수요만 받쳐 준다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BBB+ 미만 기업들이 상당수 있다"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BBB 등급군에 속한 기업들이 신용도가 상당히 취약한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실제로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곳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한편 공모시장에서 등을 돌린 기업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것은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반기업의 공모사채 발행 규모는 2011년 61조8000억원에서 2013년 41조6000억원으로 32.6% 감소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투자 심리 호전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A급 회사채 안에서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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