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휴 끝나자 코스피 3대악재에 19P↓
입력 2014-05-07 17:29  | 수정 2014-05-07 19:24
연휴가 너무 길었던 탓일까. 장기 연휴 후 오랜만에 문을 연 국내 증시가 기존 악재들이 재부상하면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고용지표 개선 등으로 코스피가 박스권 하단인 1950선은 지켜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연휴 직후인 7일 속절없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5월 들어 두 번째 거래일인 7일 1940선마저 내주면서 1939.88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이 이날 하루에만 3260억원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직전거래일(2일)보다 19.56포인트(1%)나 빠졌다.
연휴 직후 코스피의 예상 밖 급락은 증시를 둘러싸고 개선 요소보다 기존 악재가 더 크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휴 이후 주목해야 할 3대 변수로 '추가적인 원화 강세' '나빠진 중국 경기지표' '옵션 만기에 따른 외국인 매도 공세'를 꼽고 있다.

먼저 이날 코스피 급락은 달러에 대한 원화값이 최근 5년9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인 1022.5원으로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금융투자 업계는 4월만 해도 원화 강세가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를 강화할 것으로 봤지만 환율이 1020원대에 접어들자 기업 수출경쟁력을 갉아먹는 위험 요인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 1020선으로 밀리자 환율 공포가 코스피를 짓누르고 있다"며 "자동차 위주로 조정이 시작됐다가 IT주까지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1040원대 환율에서는 코스피 상장사 이익증가율이 8~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20원대로 가면 반 토막에 그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기는 연휴 기간 내내 부진한 지표를 쏟아내면서 코스피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중국 4월 HSBC 제조업 PMI 최종치는 48.1로 지난달 말 나온 예비치(48.3)와 예상치(48.4)를 모두 밑돌았다. HSBC와 별도로 중국 통계당국이 내놓는 4월 제조업 PMI도 50.4로 예상치를 하회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8일 예정된 5월 옵션 만기가 부담이다. 파생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를 늘리면서 선물과 현물 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악화됨에 따라 옵션 만기 당일 외국인을 중심으로 2000억원가량 프로그램 순매도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호 기자 / 최재원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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