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방향성보다 속도, 업종보다 실적 따져라"
입력 2014-05-07 17:29  | 수정 2014-05-07 19:26
달러에 대한 원화값이 급상승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종목별 투자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외환 수혜주로 여겨졌던 내수주와 소재ㆍ산업재 종목 간에도 주가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개별 종목 실적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값은 전날보다 7원(0.68%) 오른 1022.50원으로 마감했다. 원화값이 1020원대로 오른 것은 2008년 8월 11일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원화 강세가 부각되면서 외국인은 이날 한국 증시에서 대거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260억원 순매도에 나섰고 코스피는 1% 떨어졌다. 한국이 27개월 연속으로 무역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 경기지표 회복 지속성에 대한 의문 등 달러화 약세 요인이 부각되고 있어 원화 절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원화 강세 시기에 하드웨어와 디스플레이 등 IT기업 주가가 부진했다. 반대로 원화 강세로 수혜를 본 종목으로 동양증권은 정유, 항공, 은행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날 환율 수혜주 간에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4.13% 오른 한샘을 비롯해 롯데쇼핑, 아이마켓코리아, 오리온, 롯데푸드 등 내수주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원화 강세 수혜주로 꼽히는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반대로 원화 강세 피해주로 꼽히는 IT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가 보합권을 유지하고, SK하이닉스는 1.11% 상승했다.
같은 업종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대한항공이 상승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하락했다. 자동차주 가운데 환율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추정되는 기아차보다는 현대차 낙폭이 더 큰 것도 특이한 점이다.
이에 대해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외 공장 설립이 늘어나면서 과거만큼 한국 기업들이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환율보다는 실적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과 관련해서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개별 종목 실적과 수급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 방향성보다 속도에 더 주목하라는 조언도 있다. 허필석 마이다스운용 대표는 "환율이 완만한 기울기로 하락한다면 환율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만큼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고 피해주 주가가 오르고 원고 수혜주 주가가 되레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원화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 하반기에 외국인들은 자동차(3.2%) 반도체(2.8%) 업종 지분율을 늘렸고, 음식료(-1.2%) 등은 줄인 바 있다. 환율 하락 속도가 줄어들 때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시영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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