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놀자株 뜀박질은 이제 시작
입력 2014-05-07 17:09 
3~4년 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것들'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책의 결론을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부 규제의 필요성이다. 즉 '완전한 시장경제'는 이상에 가깝기에 정부가 일정 부분 민간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한 나라의 부는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서비스업도 경제 성장에 일조하지만 낮은 수출 가능성으로 인해 그 영향이 제조업보다 약하다는 의미다.
필자는 두 번째 결론에 절실히 공감한다.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업종은 낮은 교역 가능성으로 증시가 호황을 보일 때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즉 수출에 힘입어 고성장이 가능한 제조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내수 업종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변화 움직임이 나타났다. 카지노, 특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시작으로 서비스업이 제조업 못지않은 성장주로 부상하고 있다. 그 해 여름 정부가 중국인들에 대해 관광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해 지난 4년간 시장은 연평균 10.5% 성장했고, 대표적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파라다이스의 영업이익은 2009년 389억원에서 2013년 1344억원으로 급증했다. 사행산업이란 이유로 따가운 눈총을 받던 카지노가 당당히 외화벌이의 역군으로 부상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7배 가까이 불어났다.
호텔 업종도 마찬가지다.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들이 한국 면세점을 자주 찾으면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의 2009~2013년 연결 영업이익은 2009년의 541억원에서 865억원으로 증가했다. 호텔신라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2009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같은 중국인들의 구애가 카지노나 면세점에 그치지 않고 영화나 드라마 제작 업종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태세다. 중국 시청자들이 작년부터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 CJ E&M이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던 '이별계약', 올 초 중국에서 대박이 난 '별에서 온 그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시장과 결합한 '딴따라 업종'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부상하려 한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들의 주가 상승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며, 이 추세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