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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브랜드 파워 효과 기대 속 관건은…
입력 2014-05-07 14:01  | 수정 2014-05-08 07:42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바야흐로 '브랜드 파워' 시대다. 흔히 광고업계에서는 '시장을 지배하는 힘'이라고도 불린다. 여느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연예·방송가 역시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SM·YG 출신 가수나 검증된 연기력의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드라마라면 팬들은 '믿고 보는' 시대다. MBC '무한도전'이나 KBS2 '1박2일' 같은 장수 프로그램 역시 수 많은 마니아 팬을 확보하고 있는 좋은 예다.
케이블 채널 tvN에게도 이러한 야심찬 프로젝트가 있다. 오는 9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 되는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앞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한 드라마다. 주연 배우 역시 '꽃할배' 이순재가 중심에 있다. 그를 필두로 중견배우 변희봉과 장광,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 박은지, 이초희가 뭉쳤다.
구기원 tvN 프로듀서는 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꽃할배 수사대' 제작발표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구 피디는 "예능으로 성공한 '꽃보다 할배' 브랜드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이어갈 수 있을까란 사소한 질문에서 드라마가 기획됐다"며 "'꽃보다 할배'가 리얼버라이어티로서 자유로운 웃음이라면 우리는 만들어진 웃음이다. 그러나 그 만들어진 웃음이 온가족을 아우르는 따뜻한 웃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꽃할배 수사대'는 '회춘 누아르'라는 장르로 소개됐다. 극 중 하루 아침에 70대 노인으로 변한 젊은 형사들과 20대 엘리트 경찰이 원래의 몸을 되찾고 회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김희철 혼자만 노인으로 변하지 않는 캐릭터다. '꽃보다 할배'의 짐꾼 이서진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김희철은 선배들을 '모시는' 상황이 아닌, 동료 형사이자 오히려 선배로 등장해 그들에게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의 신선한 조합 자체가 색다른 웃음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름값만으로도 묵직한 이순재, 변희봉, 장광의 연기 변신도 관심사다.

하지만 파워 브랜드나 몇몇 연기파 배우가 드라마의 성공을 무조건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김희철, 박은지의 아직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이다. 드라마 '반올림2'로 데뷔한 김희철은 이후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에서 얼굴을 비춘 적이 있으나 제대로된 평가를 받기에는 분량이 적었다. 기상캐스터 출신인 박은지는 MC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지만 배우로서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순재는 "드라마에서 박은지 같은 미인이 내 약혼녀라니 환상적이다. 현실이었으면 좋겠다.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밝고 수용력이 좋은 배우다. 발전이 기대된다"면서도 "배우는 외모가 아무리 예뻐도 연기를 못하면 바보처럼 보이니까 앞으로 거기서 갈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배우' 김희철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의 연기력에 대한 이야기는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갈음했다.
이순재는 "배우는 시간 약속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작업이 아니라 수십 명의 스태프와 함께 하기 때문"이라며 "연습이나 촬영 시간에 늦는 배우치고 잘 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김희철은 잘하고 있다. 일부 젋은 배우들은 차에서 내려 촬영하고 바로 간다.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 그는 매사에 참 적극적이다. 장래성이 있다 보고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변희봉도 "김희철이 가장 좋은 건 (촬영이 끝나도) 냉큼 차량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가급적이면 같이 어울려서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좋다. 전혀 따로 놀지 않는다. 아주 좋다. 기대해도 좋다"고 부연했다.
장광은 "김희철은 소위 '월드스타'임에도 붙임성이 좋다. 꼭 오고 갈 때 인사하고 식사도 같이 하자며 먼저 와서 바람을 잡고 계산은 선배들 시킨다"고 눙쳐 즐거운 촬영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김희철은 "사실 처음에 선생님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기는 기본이고 사적인 것 하나하나에도 최선을 다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그 첫걸음이 현장에 30분 전 도착하는 거였는데 항상 선생님들은 1시간 전에 와 계시더라.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출발은 일단 합격점이다. '꽃할배 수사대'의 메가폰을 잡고 있는 김진영 감독은 해당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로 ‘세대 통합형 웃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는 데, 내부적으로 벌써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어서다.
김 감독은 "기존 드라마에서 시도되지 않은 재미 있는 컴퓨터그래픽이나 자막 효과가 사용되는가 하면 코믹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진이 어렵게 뭉쳤다"며 "웃음을 바탕으로 노인부터 기성세대인 아버지, 신세대인 아들까지 모두 모여 세대간 벽을 허물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영화 ‘청담보살, ‘위험한 상견례, ‘음치 클리닉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여기에 ‘테마게임과 ‘남자셋 여자셋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보인 문선희 작가가 합류했다.
'꽃할배' 이순재·변희봉·장광의 각오도 남다르다. 이들 3인방은 "노인인 우리가 젊은이의 행동 양식에 맞는 연기를 해야하는 점이 다소 어색할 수 있다. 그러한 점을 우리가 어떻게 맞춰가느냐가 앞으로 관건이자 기대 요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요즘 나이 먹은 배우를 활용하는 드라마가 별로 없다. 모처럼 할아버지들이 전면에 나서서 싱싱한 젊은 배우들고 함께 활동하게 돼 기쁘다. 이 친구들에게 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 한다"고 겸손해했다.
fact@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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