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9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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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이하 GKL)가 최근 제기된 남산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이하 밀레니엄힐튼) 매각설과 관련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GKL측은 호텔의 수익성 및 매각가격에 세븐럭의 브랜드 가치가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자사와 협의없이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 심히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29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엄힐튼을 보유하고 있는 CDL호텔코리아(이하 CDL)는 최근 이 호텔을 매각키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인수후보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DL은 싱가포르 최대 기업인 홍릉(Hong Leong) 그룹의 자회사로, 세계 20여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 투자업체다. 밀레니엄힐튼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매각가격은 약 2000억원대로 평가된다.
밀레니엄힐튼 내부에 세븐럭을 운영중인 GKL은 호텔 매각설과 관련, CDL측이 자사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황스럽단 입장이다. GKL 관계자는 "호텔이 매각된다는 소문을 듣고 CDL측에 문의했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정말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면 CDL측이 상도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3년 개관한 밀레니엄힐튼은 외환위기 등으로 1999년 말 대우개발에서 CDL로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GKL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오픈하면서 꾸준히 실적이 향상돼왔다. 지난해 매출은 833억원, 영업익은 113억원을 기록했다.
GKL이 매각설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현재 3개(서울 2곳, 부산 1곳) 영업장 재선정 및 증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GKL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밀레니엄힐튼점을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재임대 조건을 CDL측과 협의 중이다.
밀레니엄힐튼을 다른 업체가 인수할 경우 CDL측과 이미 합의된 조건이라도 임대 연장을 거부할 수 있다. 또는 경영 미숙으로 호텔 이용객이 적어져 세븐럭의 수익에도 타격을 입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매각 추진설의 진위 여부가 향후 세븐럭 임대계약 연장 협상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호텔 매각이 추진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CDL과 GKL의 관계가 미묘해진 상황"이라며 "거의 확정적이었던 증설 계획 등에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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