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 민간잠수사 사망, 고등학교 2학년 아들 둔 아빠 '침통'
입력 2014-05-07 09:43  | 수정 2014-05-07 16:06
세월호 민간잠수사 사망/ 사진=MBN


세월호 선내 수색작업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 이광욱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민간 다이버 구조팀 접수처' 천막 안은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6일 오전 6시 5분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수중 수색을 재개한 직후 민간잠수사 이광욱 씨가 작업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헬기로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습니다.

이씨는 30년 경력으로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에 임시고용돼 처음 투입됐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수심 25m 지점에서 통신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호흡 상태가 급속히 나빠지고 곧이어 연락이 끊기자 해군 잠수요원들이 투입돼 이씨를 구조했습니다.


이씨는 현장에서 구급조치를 하다 6시 44분에 헬기로 이송, 7시 12분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했으나 7시 36분쯤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씨는 잠수사들의 피로누적을 감안해 언딘에 의해 고용돼 추가투입된 민간잠수사 13명 가운데 1명이었습니다.

이씨는 가이드라인을 옮겨 설치하는 작업을 하려고 혼자 입수했다 변을 당했습니다.

병원에서 실시한 이씨의 피검사 등에서는 칼륨 수치가 높은 것 외에 특이점은 없고 외관상 특이사항도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CT 촬영에서 이씨의 머리에 공기가 차 있는 '기뇌증'이 확인됐습니다.

박인호 목포한국병원장은 "기뇌증은 다쳐서 나타나거나 드물게는 다이빙과도 연관 있을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압력 차이 때문인데 잠수가 원인이지는 아직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씨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구조작업의 또다른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동료의 도움으로 물 밖으로 나왔지만 위독한 이씨에게 긴급구호 조치와 상태를 확인할 의사는 바지선에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바지선 위에 군의관을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추가 잠수 인력을 모으는 데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해경을 통해 뒤늦게 비보를 접한 민간 잠수사 자원봉사자 몇몇이 벌건 얼굴로 화를 내며 천막으로 돌아왔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숨진 이씨는 화력발전소와 댐 건설에 참여한 베테랑 산업잠수사로 알려졌지만 국내 민간 잠수사들 사이에서는 'UDT(해군 특수부대) 출신 유명한 잠수사 선배의 아들'로 잘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6일 팽목항에 와 구조·수색 상황을 지켜봤다는 잠수 경력 40년의 한 원로 민간 잠수사는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잘해보자고 왔다가 그렇게 된 건데 돈을 떠나 인간적인 면에서 당연히 의사자로 지정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힘겹게 입을 떼며 "미국에서는 죽은 사람 위해 산 사람 죽이지 않는다더라"면서 이날 현장을 떠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민간잠수사 사망 소식에 누리꾼은 "세월호 민간잠수사 사망,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월호 민간잠수사 사망, 다시는 이런일이 없기를" "세월호 민간잠수사 사망, 꼭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등의 애도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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